다보스 특별연설 나선 尹 "가장 시급한 것은 공급망 복원"(상보)
공급망·기후위기·보건·디지털 질서 등 집중 강조
[다보스=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다보스포럼 단독 특별연설에서 글로벌 리더들을 대상으로 범세계적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국제협력 방안에 대해 연설했다. 이번 정상 특별연설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에 대면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Solidarity in Action)'라는 주제로 ▲지속 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기후 위기 대응 및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보건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자유와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협력과 연대의 길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를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역시 자유와 연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국가 간의 튼튼한 연대를 통해 복원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세계시민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이 자유,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나라들과 함께 협력하고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음을 소개했다.
기후 위기의 극복을 언급하기도 했다.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를 조화롭게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는 원자력 발전과 청정 수소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원전의 확대로 탄소중립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전 기술력과 시공, 운영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 기술이 필요한 나라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간 보건 격차 해소 문제도 꺼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팬데믹 예방과 대응을 위한 재원조달, 백신 생산역량 제고를 위한 바이오 인력 양성, 미래의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에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백신과 치료제, 진단기기와 같은 감염병 대응 수단을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이에 대한 세계시민의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가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새로운 도전을 자아내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 기술이 세계시민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글로벌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한국이 디지털 기술을 향유할 권리를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규정하고 디지털 심화 시대의 새로운 이슈에 대한 해결 원칙을 제시하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주요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 글로벌 기업인, 학계와 시민사회 리더들이 국제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밀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특별연설을 통해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연대'를 통한 협력의 길을 제시하고 우리의 기여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세계시민의 자유·평화·번영을 확장하고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을 촉진시키는 데 의미있는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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