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공포에도 떠오른 `美증시 바닥론`…"불확실성 해소 이후 늦어" [GO WEST]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오늘 미 증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7거래일 오름세를 이어온 나스닥도 약세 전환했는데요.
`GO WEST` 글로벌콘텐츠부 조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 기자. 매달 가장 먼저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됐죠?
<기자>
네. 생산자물가지수는 제조업체, 그리고 도매업자들이 생산의 매 단계마다 지불하는 비용을 집계하는 지표죠.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레이션 향방을 미리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날(18일) 발표된 PPI는 전월대비 무려 -0.5%로 급락면서 급격한 둔화를 나타냈는데요. 월가 컨센서스도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월별 기준으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고, 전년동기대비도 6.2%까지 내려왔습니다. 뚜렷한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를 낸 것인데, 가장 큰 역할은 역시나 에너지 물가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증시는 약세를 보였어요. 또 다른 지표인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나빴던 탓이죠?
<기자>
맞습니다. 12월은 크리스마스도 있고, 연말에 가족들이 모여서, 또는 친구들을 만나서 선물도 주고 받고, 음식도 먹고 하잖아요.
그런데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1% 줄었습니다. 이미 월가에서 -0.9% 정도로 둔화를 예상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더 위축된 것입니다. 11월 수치도 당초 -0.6%에서 -1.0%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온라인 판매가 -1.1%, 자동차 및 부품이 -1.2%, 가전 -1.1%, 가구 -2.5% 등 13개 항목 중 10개가 마이너스였습니다.
소매판매의 경우 상품 위주로 구성돼 있고, 유일하게 서비스로 분류되는게 레스토랑과 술집 등 외식 관련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가 11월 +0.9%에서 12월 -0.9%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시장에는 경기침체가 생각보다도 더 급격히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이날 미국 10년물 금리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27일에 나올 개인소비지출은 전체적 서비스 소비까지 볼 수 있어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죠. 이때까지 계속 긴장감이 지속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지표들은 2주 뒤로 다가온 2월 FOM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더 무게를 주는데요.
제임스 블러드 연은 총재는 매파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5.5%에 이를 때까지 인상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때까지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면서, 2월 FOMC 50bp 인상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물가가 일직선상으로 낮아지면 좋겠지만, 거시 경제는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연준이 긴축 통화정책을 완화한 뒤 다시 물가가 오르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피봇` 가능성에 선을 그었구요.
여기에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통화정책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며 "기준금리가 5%도달할 때까지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힘을 더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월가에서는 강세장 시작에 대한 격론이 뜨겁다고요?
어닝시즌도 우려가 크고, 지금 빅테크 기업들은 연일 감원을 발표하고 있는데, 상승장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먼저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틴 회장이 "약세장의 최악은 지났다"며 "이제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 진입 방안을 찾을 시기"라고 말했는데요.
루벤스틴 회장의 이야기는 "시장이 추가로 20% 더 떨어질 일은 없다. 최근 매수자와 매도자의 관점 차이가 상당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투자 기회를 못 잡는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니까 투자 최적기는 어느 정도 불안감이 있을 때라는 거죠.
루벤스타인 회장은 또 연준을 향해 "인플레이션 2% 목표는 말도 안된다"며 "인플레 3~4% 수준에서 만족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강세장에 대한 기술적 분석도 나왔는데요. 월가의 노장, 월터 디머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 "강세장 진입을 뜻하는 `Breakaway Momentum, 탈피 모멘텀`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상승주와 하락주의 규모를 비교하는 기술적 분석법입니다. 상승종목의 수와 거래량, 그리고 하락 종목 수의 거래량을 비교했는데, 상승주가 압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하죠. 1945년 이후 25번째인데, 탈피 모멘텀이 나온 이후 6~12개월간 강세장이 이어진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현재 투자자들의 현금보유량이 기록적인 수준입니다. 1월 첫째주 기준으로 MMF 계좌에 유입된 자금 무려 4조 8140억달러에 달하는데요. 그만큼 적절한 투자 시점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세장을 논하기에 이르다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BoA가 250여명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했는데, 올해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 축소` 포지션을 유지한 비중이 39%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 그 만큼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미 증시에 비관적이라 해석할 수 있죠.
또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연초 랠리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저급 주식이나 매도 비중이 높았던 주식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약세장 속 속임수 상승을 주의하라고 했고요. JP모간 역시 "미 증시가 곧 난기류를 만날 것"이라며, 지금의 주가 상승을 매도 기회로 삼으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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