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vs 은행권 주담대…뭐가 더 유리할까 [김보미의 머니뭐니]

김보미 2023. 1. 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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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보미 기자]

고금리 시대 조금이라도 대출금리 낮춰보려는 차주들 사이에서 한창 관심의 대상이었던 '특례보금자리론‘.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차주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연말 혹은 내년 초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에겐 어떤 상품이 더 유리할까. 항목별로 따져봤다.

Chapter1. 금리 낮은 곳은 어디?…특례보금자리론 勝

금융위원회가 예고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3.75~5.05%이다. 여기서 연 3.75%는 기본금리 연 4.65~5.05%에 우대금리 최대 0.9%p(저소득청년 0.1%p, 사회적 배려층 0.4%p, 신혼가구 0.2%p, 미분양주택 0.2%p)를 적용했을 때 산출된 최하단 금리이다. 그렇다면 은행권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어떨까. 19일 기준 연 4.26~6.30%이다. 연 4.26%는 급여이체, 자동이체, 예금 가입, 카드 사용 등과 같은 우대금리를 최대 한도(은행마다 상이)로 적용한 금리이다. 결과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0.51~1.25%p 더 낮은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이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든 실제로 대출을 신청했을 때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차주는 손에 꼽는다. 그만큼 우대금리 조건을 최대치로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이 점을 감안했을 때 결과는 어떨까. 역시나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조금이나마 더 낮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우대금리를 모두 제외한 일반 기준금리가 연 4.65~5.05%에서 형성돼 있는데, 현재 은행권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대략 0.2~0.5%p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4% 후반~6% 후반에서 나가고 있다.

Chapter2. 대출만기는 길수록 좋다…무승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데 있어서 대출만기는 길수록 좋다.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을 낮출 수 있고, DSR 비율도 상대적으로 덜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만기를 최장 40년까지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만 39세 이하 청년에 한해서는 최장 45년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최장 50년까지 설정할 수 있는데, 조건이 붙는다. 만 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혼인 7년 이내)여야 한다. 심지어 만기 40년의 경우에는 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혼인 7년 이내)여야 한다.

별다른 조건 없이 만기 40년 적용이 가능한 은행권과 비교하면 만 40세 이상이거나 혼인신고 8년차에 접어든 부부에게는 은행권 대출이 더 유리한 것이다. 물론 만 34세 이하이거나 혼인신고를 한 지 7년 이내에 드는 신혼부부라면 특례보금자리론의 만기 50년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

Chapter3. 까다롭고 또 까다롭다…주택조건? 은행권 勝

특례보금자리론은 정책금융상품인 만큼 확실히 주택 관련 조건이 까다롭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격’ 조건을 살펴보면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만 가능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실거래가만 보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거래가만 보고 덜컥 계약했다간 자칫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을 거절당할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주택 가격이 실거래가와 KB시세 모두 9억원 이내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호가만 떨어지고 있을 뿐 정작 계약이 체결된 사례가 많지 않은 탓에 KB시세는 여전히 9억원을 넘는다면 특례보금자리론은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시세가 있는 아파트의 경우 KB시세→한국부동산원 시세→주택공시가격→감정평가액 순으로 주택가격을 판단한다.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단독주택은 주택공시가격→감정평가액 순으로 적용) 반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별도 주택가격 상한선을 두고 있지 않다.

(TIP) 참고로 KB시세는 매주 금요일마다 업데이트된다. 만약 내가 매수하고자 하는 주택이 이미 9억원 이하로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B시세에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면 ‘시세의견 등록’을 직접 요청할 수 있다. 실제 거래 당사자가 아니어도 의견 등록이 가능하며, 증빙서류는 따로 필요하지 않다. 이 경우 실거래가 반영 시기를 조금이나 앞당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Chapter4. DSR이 발목 잡는다면?…특례보금자리론 勝 대출 한도와 관련해 특례보금자리론의 가장 큰 매력은 ‘DSR을 보지 않고 DTI를 본다’는 점이다. DSR을 제외한 나머지 LTV, DTI는 특례보금자리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무주택/1주택자 기준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대출한도 조건을 비교해 봤다. 우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이다. 규제지역 여부 상관없이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에는 LTV 80%(최대 5억원까지), DTI 60%가 적용되며 DSR 조건은 따로 없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LTV 80%(최대 6억원까지), DSR 40%이다.

강남 3구, 용산구 등 규제 지역은 어떨까. 특례보금자리론은 LTV 60%, DTI 50%이 적용되며 역시 DSR 조건은 없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LTV 50%, DSR 40%가 적용된다. 다만 이때 실수요자라면 조건이 완화되는데,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주택가격 8억원, 소득 9천만원 이하 무주택자에 한해 LTV 70%, DTI 60%를 적용한다. 반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가격 9억, 소득 9천만원 이하 무주택자에 한해 LTV 70%, DSR 40%가 적용된다.

규제지역 이외 지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LTV 70%, DTI 60%가 적용되며 동일하게 DSR 조건은 없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LTV 70%, DSR 40%를 적용한다.

참고로 DTI는 연간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연간 원리금 상환액 + 기타 대출 연간 ‘이자 상환액’의 비율인 반면, DSR은 연간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연간 원리금 상환액 + 기타 대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DSR의 경우 기타 대출의 연간 ‘원금 상환액’까지 봐서 대출여력을 책정하기 때문에 DTI에 비해 대출한도가 더 낮게 잡힌다는 특징이 있다.

Chapter5. 대출금리 더 떨어진다는데 뭐가 더 나을까?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은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와 조금이라도 더 높은 '한도'에 있다.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크게 낮지 않아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조건만 맞는다면 충분히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볼 만하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만큼 대출을 받아뒀다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낮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한도의 경우에도 DSR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DTI를 보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1년간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DSR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차주가 상당하다. 단, 특례보금자리론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조건 이외에 추가로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대출이 실제로 실행되기까지 상대적으로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대출 신청이 접수된 후 실행까지 30일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주택 거래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중도금, 잔금 납부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보미기자 bm062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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