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기고 돌아온 박소담 “난 무대에서 에너지 받는 사람”

임세정 2023. 1. 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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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암을 이기고 돌아온 서른 둘의 박소담은 밝고 단단했다.

박소담은 "목이 아픈 건 현장에 먼지가 많은 탓이라 여겼고 번아웃이 와서 마음이 힘든 거라 생각했다. 몸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는 걸 몰랐다"며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릴 때 이하늬 선배님이 엄청난 에너지를 주셨는데 그걸 제대로 받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당시 선배님들과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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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봉 영화 ‘유령’에서 베일에 싸인 유리코 역
영화 '유령'에서 유리코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소담. CJ ENM 제공

갑상샘암을 이기고 돌아온 서른 둘의 박소담은 밝고 단단했다. 모든 일을 중단한 채 병상에 누워 몇 개월을 보내고 목소리마저 잃을 뻔한 힘든 시간은 그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건강을 회복한 박소담에겐 감사와 열정이 남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유령’에서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 역을 맡은 박소담을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각각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남았다”며 “미술과 분장, 의상, 세트, 컴퓨터그래픽(CG) 등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배우 박소담. CJ ENM 제공

영화는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고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은 탈출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유리코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박소담은 “이해영 감독님이 배역을 제안하며 ‘미친 텐션’을 한 번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리코의 모습, 유리코가 극에 주는 긴장감을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며 “‘기생충’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 역시 많은 설명을 듣지 않고 대본을 본 후에 현장에서 감독님과 상의해 나갔다”고 말했다.

영화 '유령'에서 유리코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소담. CJ ENM 제공

이번 영화에서 박소담은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다. 박소담은 “전작인 ‘특송’은 훈련받지 않은 인물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하는 생활액션이지만 유리코는 그렇지 않다”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총을 들어보고 무게에 많이 놀랐다. 총을 제대로 들고 뛰고 걷는 연습부터 해야 했고, 하이힐을 신고 액션을 해야 해서 손목과 발목을 보호하는 운동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촬영장에서 몸과 마음의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당시엔 병의 존재를 몰랐다. 촬영이 끝나고 몇 달 후 건강검진에서 그는 갑상샘 유두암 진단을 받았다.

박소담은 “목이 아픈 건 현장에 먼지가 많은 탓이라 여겼고 번아웃이 와서 마음이 힘든 거라 생각했다. 몸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는 걸 몰랐다”며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릴 때 이하늬 선배님이 엄청난 에너지를 주셨는데 그걸 제대로 받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당시 선배님들과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배우 박소담. CJ ENM 제공

투병 후 그는 스스로를 더 잘 돌보게 됐다. 박소담은 “나름대로 멘탈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프기 전까진 쉬지 않고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야 배우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빨리 알아챌 수 있을만큼 예민해졌다. ‘오늘은 쉬어야할 것 같다’고 말하는 법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완치라는 단어를 쓰기 조심스럽고, 약도 계속 먹어야하는 상황이지만 박소담은 무대에서, 관객들로부터 서서히 에너지를 받아 채워나가는 중이다.

박소담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순간 ‘아 내가 이래서 연극을 했었지’ 생각하기도 했다. 무대에서 쓰는 에너지보다 받는 에너지가 많다”며 “요즘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걸 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고 일하는 게 정말 재밌다”며 활짝 웃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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