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일꾼이 박석 들어내…세계 최대 고인돌, 이렇게 훼손됐다
지난해 경남 김해시가 진행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ㆍ경남도 기념물 제280호)’ 정비공사는 허가 기간이 아닌데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석해체 작업 등에 문화재 기술자가 아닌 일반 인부를 투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남도 허가 없이도 ‘고인돌 정비공사 강행’
김해시는 앞서 2020년 6월 25일 경남도로부터 받았던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2021년 6월 30일자로 허가 기간이 끝났다. 이 때문에 다시 허가받아서 정비공사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해시는 같은 해 11월 7일 재허가를 받기 전, 이미 정비공사를 진행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구산동 지석묘와 같은 지정문화재를 허가받지 않고 현상을 변경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도 감사에서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정비공사를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불과 2주 만에 박석 대부분 들어내
이와 함께 현상변경 허가가 없었던 기간에 포클레인을 동원한 흙깍기ㆍ기초 터파기ㆍ석축부 잡석다짐 등 작업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문화재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유전 지역인 구산동 지석묘 묘역 내 땅을 중장비로 일부 갈아엎었다는 얘기다. 매장문화재법 위반 관련해서는 지난해 8월 문화재청이 김해시장을 고발, 경찰이 수사 중이다.
문화재수리기술자 아닌 ‘보통 인부’가 박석 해체
당초 정비사업 설계에는 박석 해체 등에 문화재수리기술자를 투입하는 것으로 노무비가 산정돼 있었다.
공사 안 끝났는데 대금부터 지급
경남도 감사위는 "경남도 역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도 지정문화재를 매년 정기적으로 허가 사항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해시·경남도 공무원 11명, 중징계 등 조치 요구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시작한 택지지구개발사업 과정에서 발굴됐다. 학계에서는 고인돌 상석 무게가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약 1600㎡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로 평가됐다. 당시 김해시는 지석묘 규모가 큰 데다 당시 발굴 기술과 예산 확보에 따른 어려움 등을 이유로 흙을 채워 보존해왔다. 그러다 16억여원을 예산을 확보, 2020년 12월부터 구산동 지석묘 정비공사에 들어갔다.
김해=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버님 댁에 보일러…' 이 광고 만든 CF 전설 윤석태 감독 별세 | 중앙일보
- 말죽거리 소고기국밥 제쳤다…이영자도 탐낼 '휴게소 음식 리스트' | 중앙일보
- 760억 재산 포기하고 승려 됐다…인도 8세 소녀의 사연 | 중앙일보
- 민주당, 부글대면서 입은 닫았다…민노총 압색에 묘한 행보, 왜 | 중앙일보
- 사랑을 하니 우승도 하더라…김시우·오지현 ‘로맨스 연구’ | 중앙일보
- 차 블랙박스 돌려놔 불륜 현장 촬영…남편 잡으려다 유죄, 왜 | 중앙일보
- 10년만에 부활한 '반값 아파트'…시세보다 5억 싼데 깡통 로또?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 중앙일
- 영국팬 80% “선발서 빼라”…손흥민, 정말 괜찮은거야? | 중앙일보
- 박원순에 패배한 12년전 그날…나경원·홍준표 악연 시작됐다 | 중앙일보
- 장송곡으로 가슴에 칼 꽂아도 견뎠다…세월호 엄마 끈기의 기적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