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중국 국가부주석에 한정 부총리 내정…5년전 왕치산 모델 계승

신경진 2023. 1. 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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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21일 한정(오른쪽) 중국 부총리가 크라우스 슈왑(왼쪽) 세계경제포럼 창시자와 단상에 오르고 있다. 한정 부총리는 오는 3월 중국 차기 국가부주석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WEF

한정(韓正·69) 중국 부총리가 오는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차기 국가부주석에 선출될 전망이다.

19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대중일보에 따르면 한정 부총리는 전날 폐막한 산둥(山東)성 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에서 중앙의 지명에 따라 총 173명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산둥성 공동대표로 당선됐다. 한정은 지난해 제20차 당 대회에서 은퇴한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전인대 대표에 이름을 올려 국가부주석 취임을 예고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국가부주석에 취임했던 왕치산(王岐山·75) 현 부주석과 같은 방식이다. 한정 부총리는 향후 5년간 서열 8위 의전을 받으며 시진핑(習近平·70) 국가주석의 외교 업무를 돕게 된다.

최근 31개 지방 양회에서 선출한 전인대 대표 명단에 이미 상무위원에서 물러난 리커창(李克强·67) 총리, 리잔수(栗戰書·73) 전인대 위원장, 왕양(汪洋·67) 정협 주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진핑 2기 권력서열 7위로 부총리를 역임한 한정은 중국 안팎에서 이미지가 좋고, 외교 경험이 풍부한 데다 무엇보다 시진핑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왕치산 모델’을 이어받게 됐다고 권부 소식에 밝은 홍콩 성도일보가 19일 보도했다.

1954년 4월 상하이에서 태어난 한정은 상하이시 계획위원회 주임, 부시장 등을 역임한 뒤 49세이던 2003년 시장에 취임했다. 10년간 상하이 시장을 맡으며 천량위(陳良宇)→시진핑→위정성(兪正聲) 세 명의 서기와 호흡을 맞췄다. 특히 2007년 7개월 동안 시진핑을 보좌한 것이 향후 도약의 발판이 됐다.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 2018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입장하는 중국 선수단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한정은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상하이 부시장이던 지난 2001년 11월 28일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2012년에는 상하이 시장 신분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여수 국제박람회와 자매 도시인 부산을 방문했다. 지난 2018년 2월 평창 겨울 올림픽 개막식에 시 주석 특별대표 신분으로 중국 대표단을 인솔해 방한했다.

한 부총리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다. 오르간과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맞춤 양복과 경쾌한 세련미로 배우 딘 마틴을 연상시키는 중국공산당에서 떠오르는 인물”이라고 한정을 묘사했다. 지난 2009년 첫 중국 방문 당시 베이징에 앞서 상하이를 찾아 한정 당시 상하이 시장이 마련한 오찬을 함께 한 인상을 적은 대목에서다.

지난 5년 부총리 재임 동안에는 중앙 홍콩·마카오영도소조 조장,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건설공작영도소조 조장, 광둥·홍콩·마카오 빅베이건설영도소조 조장 등을 맡으며 국정 전반을 진두 지휘했다.

상하이방 배경의 한정과 달리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배경의 핵심 인물은 모두 2선으로 밀렸다.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주석은 1955년생 동갑인 왕후닝(王滬寧·68)이 서열 4위 상무위원에 잔류하면서 통전을 지휘하는 14기 정협 주석을 맡게 된 것과 대조적으로 나퇴(裸腿, 완전은퇴)한다. 20차에서 상무위원은 물론 정치국원에서도 밀려난 후춘화(胡春華·60) 부총리는 14기 정협 전국위원회 명단에 포함됐다. 왕후닝 정협 주석과 스타이펑(石泰峰 ·67) 정협 제1부주석에 이어 부주석에 이름을 올리며 2선으로 퇴진할 전망이다.

한정 부총리가 18일 폐막한 산둥성 인민대표대회에서 중앙의 지명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에 선출됐다는 소식을 실은 대중일보 19일자 1면. 대중일보 캡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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