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 생긴 소박한 마을 미술관... 내가 신난 이유 [그림의 풍경]
그림을 감상하거나 그리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림에 관계된 정보를 나누고 그림을 보거나 그리면서 생각한 내용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기자말>
[임명옥 기자]
나 어릴 적 기차역이 있고 버스터미널이 있던 시내는 항상 사람들로 붐볐다. 시내에서 포구가 있던 구시를 가려면 철길을 건너야 했다.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에는 신호등에 빨간불이 깜빡거리고 경적소리가 들리며 신호대가 내려와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러 도시 확장사업으로 기차역도 버스터미널도 시내에서 먼 지역으로 옮겨졌다. 새로 지어진 기차역과 터미널은 넓고 깨끗했다. 하지만 도시가 넓어진 만큼 인구가 늘지는 않아서 나 어렸을 적 시내였던 지역은 구도심이 되어버렸다.
신도심에 아파트가 대단지로 들어서고 공공기관이 옮겨가면서 구도심은 점점 쇠퇴해갔다. 포구가 있어서 흥성거렸던 구시가 포구가 없어지면서 구시가지가 된 것처럼 시내 역시 도시의 확장으로 신도심에 자리를 내어주면서 구도심이 되었다.
기차가 지나다니던 시절에 구시는 사람이 많이 사는 마을이었는데 기차가 다니지 않게 되면서 사람이 줄고 빈 집이 늘어 점점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 철길공원 사진 폐선이 있는 철길이 공원으로 |
ⓒ 임명옥 |
▲ 철길공원 어반드로잉 펜과 수채화 |
ⓒ 임명옥 |
몇 년 전부터 도시재생사업으로 녹슬어가고 있던 철길 주변에 공원이 만들어졌다.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정자가 만들어졌다. 산책길을 만들고 벤치를 만들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요즘에는 공원 길가에 초등학생 그림을 전시해 놓았는데 동심이 꿈꾸는 마을과 공원 풍경 그림은 볼 때마다 기특하고 예쁘다. 그래서 나는 변화된 철길 풍경을 사진찍어 와 그려보았다.
▲ 철길공원 사진 초등학생 그림과 벤치가 놓여 있는 철길공원 |
ⓒ 임명옥 |
겨울인데 오른편 나무 아래에는 푸르게 풀이 돋아나 있다. 추운 겨울에 초록빛이 싱싱한 풀을 한데서 본다는 것은 묘한 감동이 있다. 춥고 척박한 환경에서 초록빛을 피워낸 풀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며 초록으로 색을 칠했다.
철길공원을 나와 골목길에 들어서면 오래되어 폐가가 된 집들이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요즘 도시재생사업으로 노후된 벽에 벽화가 그려지고 마을미술관도 완성되어 가고 있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나는 미술관에 들어가 보았다.
▲ 마을미술관 골목길 사진 마을미술관이 있는 골목길 |
ⓒ 임명옥 |
▲ 마을미술관 펜드로잉 마을미술관이 있는 골목길 |
ⓒ 임명옥 |
▲ 마을미술관 골목길 어반드로잉 펜과 수채화 |
ⓒ 임명옥 |
화려하고 거대한 미술관이 아니라 마을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박하고 작은 마을 미술관이 우리 지역에 만들어졌다는 게 나는 왠지 신났다. 마을미술관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문화와 예술을 생활 속에서 함께 누리고 만들어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래서 마을미술관이 있는 풍경을 어반드로잉으로 그려 보았다. 사진으로 보이는 미술관 길가에 놓여 있는 차들은 빼고 골목길과 미술관 건물과 전봇대와 원경의 다리를 중심으로 그려보았다.
봄이면 정식 개관을 한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남편과 함께 마을 미술관에 들러 그림도 구경하고 미술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 그리고 그림 동아리 회원들과 힘을 합해 마을미술관에서 소박한 전시회도 가져보면 어떨까, 꿈도 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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