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센터라인 보강의 날…FA 3총사, 신고식 완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몇 년간 센터라인이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2018년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뒤 안방은 사실상 무주공산 상태가 됐고, 유격수와 중견수 역시 몇몇 외국인선수들이 번갈아 자리를 맡을 정도로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처럼 부실한 센터라인의 여파로 지난 5년 내리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던 롯데가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FA 3명(노진혁·유강남·한현희)을 한꺼번에 영입하면서 척추를 대거 보강했다. 그리고 이들은 19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을 통해 롯데맨으로서의 새 출발을 알렸다.
총액 170억 원을 쏟아 부은 만큼 롯데는 공을 들여 이날 자리를 준비했다. 현재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지내고 있는 래리 서튼 감독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성민규 단장과 박현우 부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그리고 박흥식 수석코치와 주장 안치홍, 구승민 등 선수단이 자리해 새 식구를 환영했다.
4년 50억 원을 안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유격수 노진혁은 “야구를 시작하고 프로 생활을 하면서 FA로 오는 선배들을 많이 봤다. 내가 FA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자리까지 오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롯데가 내 가치를 인정해줬다.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비시즌 동안 이를 갈고 운동했다. 꼭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롯데와 4년 80억 원으로 계약한 포수 유강남은 “내 가치를 인정해주신 만큼 부담감은 있다. 그러나 그만큼 확실한 목표가 생겼다.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겠다. 롯데 투수들이 믿는 포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태생으로 고등학교까지 모두 이곳에서 나온 오른손 사이드암 한현희의 감회도 남달랐다. FA 미아로 남을 뻔하다가 17일 3+1년 40억 원 계약서에 사인한 한현희는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우리집 같은 느낌도 든다. 이제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년 역사가 넘는 FA 이적시장에서 한 구단이 외부 자원 3명을 동시 영입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2015년 한화 이글스가 배영수, 권혁, 송은범을, KT 위즈가 박경수, 박기혁, 김사율을 함께 데려왔고, 올겨울 한화가 채은성과 이태양, 오선진을 영입한 바 있다. 롯데의 기대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성민규 단장은 “올겨울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보강했다. 이기는 야구를 해보겠다는 포부가 생겼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5년간 하위권으로 처졌다. 최근 마지막 가을야구 진출은 2017년. 이를 잘 알고 있는 노진혁은 “이전까지는 롯데를 상대했지만, 이제는 롯데를 위해서 홈런을 치고 수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대신했다.
각자의 출신도, 포지션도, 계약 조건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이 믿는 것은 같았다. 바로 롯데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다. 노진혁과 유강남, 한현희 모두 “사직구장으로 원정을 오면 기(氣)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롯데팬들이 내 편이 되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들은 다음달 1일 시작되는 괌 스프링캠프를 통해 롯데맨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딘다.
부산=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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