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빠진 자극...폐지 논란 속 강행 '고딩엄빠3', 순조로운 출발 [엑's 초점]

오승현 기자 2023. 1. 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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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고딩엄빠3' 첫 방송, 확 달라진 방향성으로 폐지 논란 벗어날까.

어린 일반인을 상대로 한 연출 조작, 미성년자 임신 미화, 성인과 미성년자의 부적절한 관계를 웃음 소재로 소비한 것에 대한 끊임 없는 논란에 폐지 요구를 당하던 MBN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가 18일 시즌 3로 돌아왔다.

'고딩엄빠'는 학생의 신분으로 엄마 또는 아빠가 된 일반인 출연자들의 이야기와 일상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으로 힘차게 나섰지만, 미성년자와 교제 후 그를 임신시킨 30대 성인 남성이 남편으로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누가봐도 그루밍 범죄, 성 범죄로도 인식이 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그런 방향으로의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제작진의 편집 방향 또한 '우당탕탕 시트콤'이라는 단어와 함께 귀여운 효과음과 자막으로 이들의 상황을 가볍게 소비했다.

결국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방송소재로 소비하는 제작진에 '폐지 운동'을 벌였고, '고딩엄빠' 제작진은 새 시즌에 맞춰 논란의 돌파구를 찾아야했다.

'고딩엄빠3' 제작진은 첫 방송에 앞서 논란이 잦았던 '고딩엄빠' 시즌 1, 2와 달라진 점을 어필했다.

이들은 "고민이 있거나, 혹은 내 삶을 당당히 드러내고 싶은 고딩엄빠들이 프로그램의 문을 먼저 두드려 줬다"며 "시즌3에서는 이들의 좀 더 긍정적이고 활기차고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연자들의 사연을 자극적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것.

또한 이들은 "임신이나 육아를 지지하거나 미화시켜 그들을 포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점은 확실히 지적하고 따끔한 질책과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고딩엄빠들이 좀 더 성숙한 부모가 되길 바라고 시청자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줌으로써 10대의 올바른 연애와 성(性)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시즌3'을 맞이해 다양한 전문가 패널들을 구성해 스튜디오에서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정까지 찾아가 냉철한 지적과 충고를 가감 없이 다루겠다고도 덧붙였다.

출발은 그 의도가 충분히 반영됐다. 18일 첫 방송된 '고딩엄빠3'에서는 19세에 부모가 된 김겸·이희정 부부가 출격해 삼남매와 함께한 일상을 보여주고, 가족관계의 고민과 주거 환경의 문제점을 털어놔 맞춤 솔루션을 받았다.

이날 고딩아빠 김겸은 과하게 엄격한 훈육법을 선보이는가 하면, 과거 모친을 잃은 후 삼촌에게 폭행을 많이 당하며 자랐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적인 문제를 치료해야 가족에게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지 않을까"라며 인간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제작진은 이들 부부와 이들의 세 자녀를 심리상담 센터에 보냈고, 김겸은 불안과 우울 증상을 판정받았다. 또한 그의 아들은 부부의 싸움 횟수를 기억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심리 솔루션으로 서로를 끌어안고 마음을 나누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한 이들 부부는 열악한 주겨 환경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 '고딩엄빠' 최초로 홈케어와 정리수납 전문가가 등장해 재능기부를 한 것. 다섯 식구를 위해 나선 전문가의 집안 도배 작업을 진지하게 지켜보던 김겸은 "기술을 배우고 싶다"며 용기를 내 구직 의사를 밝혔다. 새로 등장한 전문가가 출연자들의 집과 마음을 변화시켰다.

이에 전문가들과 3MC는 "훌륭한 생각이다"라며 그를 응원했다. 고딩부부 가족은 육아 모습도, 가족 간의 애정도도, 가치관도 바뀐 모습을 보이며 마무리됐다.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모습을 빼니까 마음 안 졸이고 봤다', '너무 영화같은 변화지만 진짜 쭉 저러길', '논란을 의식해 방향성을 정말 바꾼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너무나도 모범적이었던 '고딩엄빠3' 첫 회. 과연 이는 폐지 논란을 벗기 위한 제작진의 반짝 에피소드일지 정말 앞으로도 이런 방향을 고수하며 새롭게 태어난 '고딩엄빠3'를 선보일지 주목을 해야 할 때다.

미성년자의 성(姓)을 다루는 민감한 소재이기에 조금 더 인생을 살아 본, 조금 더 어른들인 '고딩엄빠3' 제작진이 지금처럼만 쭉 나아가길 모든 시청자들이 바라고 있다.

사진 = MBN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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