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분리 대응론' 수용…당 통합 의도
내부 결속 강조 명분·지지층 결집 효과 노린 듯
비명계 "잘한 결정" "바람직한 태도" 긍정 평가
당 지도부도 "함께 마음 모아 달라" 단결 강조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해 오는 28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의 사법 리스크 '분리 대응론'을 수용한 건, 당내 통합을 위한 결단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당무에만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내면서 내부 결속을 강조할 명분을 만듦과 동시에 지지층 결집까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비명계에서는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검찰 출석을 만류했지만, 고심 끝에 소환 조사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마포 망원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면서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소환 조사 당시처럼 동료 의원들이 동행하는 것을 막고, 대신 당무와 국정, 민생 챙기기에 전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도부를 비롯한 현역 의원 수십 명이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당시 동행하면서 정치권에 '방탄' 논란이 일었고, 당 일각에서도 이 대표가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당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대표에 대한 각종 의혹이 당직을 맡기 전 행위이므로, 당 차원에서 엄호하는 건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비명계의 주장이었다. 이에 '단일대오'를 강조해 온 친명(친이재명)계와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들이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한 건, 이러한 분란을 잠재우고 단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대표가 '분리 대응론'을 수용하면서 비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난번 성남지청 출두 때 모습을 보면서 저러는 것이 맞느냐는 우려 목소리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나올 가능성은 없어지지 않았겠나"라며 "개인적으로 나가서 당당하게 조사받겠다고 한 내용은 참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개별적으로 혼자서 변호사만 대동하고 단둘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태도"라며 "비서실장 외 나머지 의원들에 대해서는 자제를 당부하고 특히나 이 대표의 지지자들, 이른바 '개딸'들도 이번에는 오지 마라. 나 혼자 가겠다 하는 모습, 애처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들에게도 그런 이미지가 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며 "지금 민생 이슈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지 않나. 이 대표가 그나마 28일 변호인 1명 대동하고 혼자서 가시겠다고 하니까 저는 그건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그게 당당한 모습이고 반대쪽에서 시위를 해 거기에 고난을 치르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모습에서 오히려 이 대표 주장의 진정성이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결단을 두고 "정말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며 "(이 대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해소하고 우리는 민생과 정치 개혁을 위해 앞장서 나간다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이 대표의 '분리 대응론' 수용에 발맞춰 '통합'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당당하게 홀로 나가겠다는 이 대표가 부당한 탄압을 의연히 이겨낼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된다는 의식이 가장 강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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