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 푸는 한덕수, 146번 버스·경동시장 스벅 간 이유 있다

박태인, 심정보 2023. 1.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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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아 주문한 커피가 준비되자 구매대로 이동하고 있다. 뒷편 벽에는 닉네임 '덕수총리'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버스 어떻게 됐나요.”

지난 2일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의 146번 새벽 버스를 탔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사무실로 돌아와 참모들에게 틈만 나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시 한 총리는 첫차를 타는 청소 노동자들의 요청에 “버스를 15분 앞당겨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16일 서울시가 첫차 시간을 새로 배정할 때까지 한 총리의 채근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 총리가 최근 민생 행보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새벽 버스 방문에 이어 18일에는 대기업과 재래시장의 상생 모델로 꼽히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경동시장을 찾았다. 청바지에 파란색 패딩을 입고 MZ세대에게 유명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과 LG전자 협업스토어인 금성전파사를 들른 뒤 현장 간담회를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4시5분 출발하는 146번 시내버스 첫차에 탑승해 시민들과 새해인사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146번 새벽 버스와는 전혀 다른 행보처럼 보이지만 총리실에선 “같은 기준으로 선정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풀어야 할 현안이 있기에 직접 찾았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경동시장 청년 상인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푸드트럭 야시장 문제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과 함께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간담회에서 “동대문구청장님이 큰 결단을 했다. 우리 박수를 치자”고 이 구청장을 치켜세웠다. 한 총리는 19일에는 수출 강소기업으로 꼽히며 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부천의 동아정밀공업을 찾는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의 외부 일정을 계획하는 데는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직원들이 먼저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서다. 한 총리는 146번 버스 일정을 보고받은 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경동시장을 찾기 전에는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과 전화 통화를 하며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사진만 찍는 뻔한 쇼는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각 부처에서 보고한 정책 관련 보고서를 읽다가도 현장과 괴리가 있을 만한 부분이 보이면 참모를 조용히 현장에 보낸다고 한다. 장밋빛 분석·전망 위주로 올라온 건 아닌지 확인하려는 일종의 암행어사에 가깝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 국무총리들이 비위 관련 정보수집에 무게를 실었다면, 한 총리는 정책 관련 정보 수집에 힘을 쏟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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