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스위스에서 '1조' 잭팟… 글로벌 CEO 불러 '100분' 세일즈
노바티스와도 투자면담 총 '8억 달러'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제도는 글로벌에 맞춰"
[다보스=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투자결정을 받아낸 데 이어 스위스 다보스에서도 8억 달러(한화 약 1조원)를 끌어냈다. 올해부터 모든 외교의 초점을 '경제'에 맞추겠다고 한 윤 대통령이 첫 순방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민간 주도, 시장 중심 경제의 기조하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코리아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스위스 다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서 베스타스(Vestas)는 한국에 3억 달러(한화 약 37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베스타스는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해 아태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 게 이번 투자의 골자다.
이날 헨릭 앤더슨(Henrik Andersen) 베스타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직접 투자 규모를 신고했다. 투자신고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작년 6월 덴마크 프레데릭센 총리와의 회담에서 해상풍력 분야에서 상호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소중한 결실을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반년여 만에 투자를 결정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진행한 산업부 장관의 1대 1 면담에서는 독일의 선진 과학기술 기업인 머크 라이프 사이언스 및 스위스 제약기업 노바티스 주요 경영진과 대 한국 투자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노바티스가 제시한 투자 의향 규모는 5억 달러(한화 약 615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투자신고식과 투자가 면담을 통해 거둔 총 8억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및 협력 성과는 미래산업 분야에서 수출 확대 및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직전 순방지인 UAE에서 이미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의 투자 결정을 끌어냈다. 원자력·에너지·투자·방위산업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13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인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으로 정부 간, 기업 간 다양한 형태의 투자가 이뤄지고 실질적인 성과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다보스에서는 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팀 코리아'가 이끈 점이 돋보인다. 윤 대통령은 UAE에서 국내 기업인들에게 "정부와 기업은 한 몸이고 원팀"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업고 다닌다 말했는데,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업고 다니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 CEO들의 오찬에서도 같은 기조를 내비치며 한국 투자를 거듭 요청했다. 이날 오후 다보스 시내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글로벌 CEO와의 오찬'으로 국내외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이 참석했다.
예정 시간을 넘겨 약 100분간 진행된 오찬에서 윤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며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보스에 우리가 모였습니다만 이 자리만큼은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며 글로벌 CEO들의 다양한 조언을 요청했다.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며 ‘시장 중심’의 정부 정책 기조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반도체와 디지털 산업은 물론 태양광 산업, 환경·사회·투명경영(ESG) 분야까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 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시장의 통합은 문화를 바꾸고 사고방식을 바꾸고 우리가 비슷한 생각을 갖게 만듦으로 해서, 더 큰 번영을 이뤄내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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