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품회사 출신 사외이사 추천"…인삼공사 분리 공세
안다자산운용·싱가포르 FCP '협공'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오는 3월 KT&G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를 겨냥한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가 추가 주주제안을 보내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T&G에 사외이사와 임원 후보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째 주주서한에서 KT&G의 사외이사 후보로 증선위원을 역임한 국내 모 대학 회계 전문 교수와 루이비통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을 지낸 김도린 대표 등를 각각 추천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오는 3월 KT&G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에 속한 두 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 증선위원 회계 전문가 출신 교수를 후보로 제안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 후보인 김도린 대표는 세계 최대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를 거쳐 바슈롬(Bauch+Lomb), 루이비통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으로 루이비통의 이커머스 마케팅 전략을 전담해왔다.
주주서한에서 안다자산운용은 KT&G와 한국인삼공사(KGC)의 성장을 위해 이사회와 한국인삼공사 임원 후보에 젊은 전문인력이 수혈되어야 한다며 글로벌 음료기업의 국내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 담당 등 4명의 후보를 제안했다.
M&A 전문 법조인 출신인 박철홍 ESG투자본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안다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KT&G를 상대로 한 첫 주주제안에서 세계적인 건강기능식품 회사임에도 글로벌 선진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인삼공사(KGC)를 인적 분할해 상장해 리브랜딩해 기업가치를 키울 것을 요구해왔다.
당시 안다자산운용은 KT&G 주가가 2007년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약 30% 하락한 수준이고, 현재 시가총액에 한국인삼공사 지분가치는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라일 출신 이상현 대표 주도로 움직이는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도 안다자산운용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3월 주총에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FCP는 유튜브를 통해 KT&G에 대한 주주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FCP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함께 정관 변경을 통해 분기말 배당을 가능하도록 하고, 지배구조 정상화를 위한 평가보상위원회 등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동주의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는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등을 바탕으로 2008년 말 3조 2천억원이던 매출액을 2021년말 5조 2천억원 규모로 키웠고, 영업이익은 매년 1조원대를 지속해 유지하고 있다.
또한 매년 5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등 주주환원을 지속하고 있다.
KT&G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KT&G 주가는 전날 주당 9만 2,100원에서 19일 오전 9시30분 현재 2.17% 상승한 9만 4,200원에 거래되는 등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 ESG투자본부 대표는 "인적분할이나 인삼공사 독립 이후에 회사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회사가 분할이나 독립 후에 인삼공사의 성장이 없는 경우이고 인삼공사가 계속 성장한다면 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다자산운용은 이밖에 2030년까지 HNB(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의 매출 비중을 100%로 확대하고, 현금성 자산 중 1조5000억원을 3년에 걸쳐 배당과 자사주 매입, 글로벌 동종업체들의 평균 배당 성향 80%에 맞춰 배당 성향 증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분 1% 가량을 확보한 안다자산운용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앞서 KT&G를 상대로 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고 내달 초 법정에서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제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KT&G는 오는 26일 경영 전략에 관한 투자자 이해 증진 및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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