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용산 사진’ 과시?… 민간위성, 김정은 관저 훤히 [포착]

구자창 2023. 1. 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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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위성 수준을 뛰어넘기도 쉽지 않을 것."

북한이 개발 중인 '정찰위성'에 대해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가 내놓은 평가다.

VOA는 이날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무실과 관저를 포함한 북한 평양 곳곳의 주요 시설이 선명하게 포착된 사진을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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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무실로 알려진 노동당 1호 청사를 촬영한 위성사진. 지하시설로 연결되는 터널 입구(화살표)가 보인다. 구글어스 막사 테크놀로지 캡처


“미국 민간위성 수준을 뛰어넘기도 쉽지 않을 것.”

북한이 개발 중인 ‘정찰위성’에 대해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가 내놓은 평가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VOA(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VOA는 이날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무실과 관저를 포함한 북한 평양 곳곳의 주요 시설이 선명하게 포착된 사진을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 일대, 인천 도심의 흑백 사진을 공개하면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주요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을 겨냥한 경고라는 풀이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공개된 사진은 구글 위성사진에 비해 조악한 수준의 저품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VOA는 “굳이 정찰위성을 띄우지 않아도 북한 지도자가 오가는 민감한 동선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무력 충돌 시 성능이 훨씬 우수한 정찰 자산을 지닌 미국과 한국은 그동안 정밀하게 확인되고 분석된 북한 지도부의 동선을 즉시 겨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주거시설로 알려진 15호 관저. 1. 관저와 지하시설을 연결하는 건물 2. 관저 3. 관저 입구 4. 또 다른 지하시설 연결 통로. 구글어스 막사 테크놀로지 캡처


‘구글 어스’ 위성사진에 김정은의 집무실로 알려진 ‘노동당 1호 청사’ 좌표를 검색해보면 사각형 모양의 건물 3개가 연결된 청사 형태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을 볼 수 있다.

VOA는 “경비가 삼엄해 약 6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최소 3개의 경비 초소를 지나야 1호 청사에 다다르게 되는 ‘접근 경로’도 쉽게 그려볼 수 있다”며 “또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촬영한 이 일대 사진 수십장까지 공개돼 지난 23년간 이곳의 변화도 세세히 관측할 수 있다”고 했다. 구글 어스가 제공하는 사진에서는 가로등까지 식별이 가능했다.

VOA는 “북한은 지난해 말 ‘정찰위성 시험품’에서 촬영했다며 한국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비롯해 서울 도심과 인천항의 사진을 공개했지만 정작 북한 지도자의 집무실은 굳이 정찰위성을 따로 띄우지 않아도 이처럼 상업용 위성을 통해 상세히 내려다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무실로 알려진 노동당 1호 청사를 촬영한 위성사진. 구글어스 캡쳐


구글 어스 사진을 보면 노동당 1호 청사는 2017년까지만 해도 청사 주 건물은 가운데가 비어 있는 형태였지만, 이듬해 중심 부위에 지붕이 덮이면서 하나의 온전한 건물이 됐다. 주 건물과 서쪽에 붙어 있는 건물도 기존엔 양옆 통로만이 연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통로 부분에 지붕이 씌워져 있다.

사진에는 노동당 청사 남쪽 건물 바로 앞에 있는 터널 입구까지 선명히 보였다. VOA는 외형만으로는 어떤 용도인지 파악할 수 없지만 긴급 상황을 대비한 것으로 추정했다. 터널 입구 바로 윗부분엔 정원이 조성돼 있는데, 정원을 따라 남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는 김정은의 거주지로 알려진 ‘15호 관저’까지 선명히 포착됐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지난해 12월 19일 정찰위성을 통해 촬영했다고 주장한 인천과 서울 용산구 일대 사진. 연합뉴스


VOA는 또 “현재 평양에선 대형 주택과 그 옆으로 난 터널 입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김정은이나 다른 고위관리의 관저로 추정되는 곳들”이라고 했다. 이처럼 민간 상업용 위성사진의 화질이 크게 개선되고 일반인의 활용이 손쉬워지면서 북한의 주요 시설은 ‘접근 금지’ 구역의 의미를 사실상 상실했다.

한센 연구원은 “우주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먼저 무언가 궤도에 올려야 한다”면서 “북한은 (과거) 2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고 이후 몇 개를 더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성을 궤도에 올린다 해도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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