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세 세계 최고령 앙드레 수녀 영면..."초콜릿과 와인 즐겼다"
올해 만 118세로 세계 최고령자였던 프랑스 앙드레 수녀(본명 뤼실 랑동)가 119세 생일을 몇 주 앞두고 선종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앙드레 수녀가 거주하던 프랑스 툴롱의 양로원은 그의 선종 소식을 밝혔다. 양로원 관계자는 “앙드레 수녀가 잠을 자다 세상을 떠났다”며 “슬프지만 먼저 세상을 뜬 남자 형제를 그리워한 수녀님에게 (죽음은) 해방일 것”이라고 말했다.
1904년 2월 11일 알프스 산맥 인근 남프랑스에서 출생한 앙드레 수녀는 41세 때인 1944년 가톨릭 자선단체에 입회해 수녀가 됐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은 그 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1차 대전에 참전했던 남자 형제 2명이 집에 살아 돌아온 때를 회상했다.
앙드레 수녀는 2021년 1월 116세일 때 코로나에 감염됐는데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로 괜찮았다고 한다. 그의 생존은 당시 프랑스 매체를 포함한 외신의 해드라인을 장식했다. 장수의 비결을 묻는 말에 앙드레 수녀는 당초 “일이 삶의 원동력이다. 나는 108세가 될 때까지 일했다“고 말했지만 코로나를 극복한 후엔 “하느님께서 나를 잊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으로 실명하고 잘 못 듣거나 관절통을 겪긴 했지만 비교적 건강했다. 117세 생일 땐 포도주를 즐길 정도였다. 앙드레 수녀는 매일 와인 한 잔과 소량의 초콜릿을 먹었는데 한 인터뷰에서 “(그것들은) 나를 정말 정말 정말 행복하게 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주신 하늘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아내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앙드레 수녀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는 프랑스인의 본보기이자 자부심의 원천일 정도로 이타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앙드레 수녀의 18번째 프랑스 대통령이다.
앙드레 수녀의 별세로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은 스페인에서 사는 미국 출생의 마리아 브란야스(115세)에게 넘어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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