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야구 눈뜨다…롯데 이인복 "늦었지만 괜찮아"

이형석 2023. 1. 1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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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인복(32)은 서른 살이 되어서야 야구에 눈을 떴다. 그는 "분명 다른 선수보다 늦게 빛을 봤지만 괜찮다"며 긍정적인 마음을 전했다.  

이인복은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4선발을 맡아 9승 9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프로 8년 차인 2021년까지 선발 승도 없던 그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친 것이다. 이인복 역시 "내 위치에서 그 정도 활약이면 충분히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부상으로 규정이닝 달성은 하지 못했지만, 시즌 전 목표로 한 100이닝 이상(총 126과 3분의 2이닝)을 투구했다"고 만족해했다.  

연세대 출신 이인복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20순위에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2019년까지 총 23경기에 나와 승리는커녕 평균자책점이 11.33에 이르렀다. 피안타율이 무려 0.408이었다.  

이인복은 2020년 불펜에서 호투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21년 후반기에는 선발 투수로 기용돼 합격점을 받았다.  

이인복이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무기는 투심 패스트볼이다. 그는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도 던지는데, 투심 비율이 49.7%를 차지한다. 이인복은 "직구(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140㎞ 후반까지 나왔다. 그런데 구속 대비 구위가 너무 떨어졌다. 어깨 부상으로 스피드마저 조금씩 감소했다"면서 "2019년부터 직구와 투심을 함께 던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인복 스스로도 투심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포심을 아예 버리고 투심 패스트볼만 구사한다. 이인복은 "투심을 던진 뒤 내가 빛을 보고 있다. 좋은 결과를 얻어 확신이 생겼다"며 "더 빨리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웃었다.  

투심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고민도 뒤따른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0.346로 우타자(0.235) 대비 훨씬 높다. 이인복의 투심 피안타율은 0.343. 좌타자 상대로 가장 높은 피안타율을 기록한 구종 역시 투심(0.410)이다. 반면 우타자는 상대 타율 0.232로 잘 막았다. 

이에 상대 팀은 전략적으로 이인복에 맞서 좌타자를 7~8명씩 선발 라인업에 배치하기도 한다. 이인복도 "좌타자 도배"라고 표현했다.  

이인복은 "좌타자에 약한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풀어야 할 숙제"라며 "지금 와서 구종을 늘리는 건 큰 도전이다. 투심의 코스에 변화를 주거나 스피드를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올 시즌에는 좌타자에게 더 강한 투심을 몸쪽으로 과감하게 던지면 피안타율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5회 이후 또는 타순이 세 바퀴째 돌아오면 이인복의 투구 수와 피안타율이 상승했다. 그는 "결국 체력 문제로 연결된다. 더 분석하고, 제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인복의 2023년 목표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다소 소박한 목표이지만, 뒤늦게 꽃을 피운 그에게는 간절하다. 이인복은 "다른 선수보다 늦었지만, 지금 잘하고 있다. 내 몫을 하고 싶다"며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져서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신다.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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