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자처한 윤 대통령 "제 집무실 열려있다"

유창재 2023. 1. 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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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다보스서 글로벌 CEO들과 오찬... '경제외교' 집중 "점심 한 번 모시는 게 도리"

[유창재 기자]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다보스에서 만난 글로벌 CEO들에게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자처하면서 "앞으로 한국 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시 외곽 한 호텔에서 글로벌 기업 CEO 15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비공개 대화 내용을 전했다. 

김 수석이 소개한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마무리 발언에 따르면, 우선 윤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이날 오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여러분들께서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글로벌 위기들을 직접 경험하고, 또 극복을 해 오셨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경험과 지혜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 한국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강조했다.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CEO(왼쪽 두번째부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제임스 쿨터 TPG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오찬 시작 전 글로벌 기업 CEO들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 반갑게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 껴안기도 하는 등 '1호 영업사원'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갤싱어 인텔 CEO에게 "반도체 전문가들이 인텔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지 않나?"라며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또 크리슈나 IBM CEO에게는 "IBM이 우리나라 초기 컴퓨터 산업과 디지털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IBM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휴렛팩커드 같은 기업들도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윤 대통령에게 "여기 아는 얼굴이 한 분 있다"면서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대표를 데려왔다.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겸하고 있는 칼둔 CEO는 지난해 9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바 있어 윤 대통령과는 구면이었다. 그래서인지 윤 대통령은 칼둔 CEO를 끌어안으며 반가움을 표시하며 인사를 나눴다. 

또 윤 대통령은 세계 6위 석유회사이자 미국 1위 LNG수출 기업인 토탈에너지 빠뜨릭 뿌요네 CEO에게 "한국에 사업 협력을 통해 좋은 기술들을 많이 가르쳐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제임스 쿨터 TPG CEO가 윤 대통령에게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면서 말을 건네자, 윤 대통령은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면서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제임스 CEO가 "(해외 투자가) 지금이 적기"라고 했고, 윤 대통령은 "시장 중심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비공개로 오찬이 이어졌다. 이날 오찬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까이 늘어난 오후 2시 50분쯤 마무리 됐다고 한다. 김은혜 수석이 윤 대통령의 오찬 마무리 발언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들을 이렇게 만남으로써 큰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또 여러분들로부터 안목있는 통찰과 조언을 듣게 돼서 그것이 두 번째로 큰 성과였다"고 운을 똈다. 이어 "앞으로 여러분들과 더 자주 뵙고 여러분들에게 더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세 번째 큰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관계 유지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는 국가 간의 협력, 기업 간의 협력, 또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 이 모든 것이 시장 관점에서 보면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여러분 이렇게 뵙게 돼서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마련한 이번 글로벌 CEO 오찬에는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대표, 토시아키 히가시하라 히타치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대표, 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회장, 로버트 스미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회장,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 버나드 멘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대표, 와엘 사완 쉘 대표,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대표, 제임스 쿨터 티피지(TPG) 공동 대표, 존 리아디 리포 까라와찌 대표, 빠뜨릭 뿌요네 토탈 에너지 대표 등 15명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 CEO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6명이 함께했다.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한편,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찬에 대해 "대한민국은 열려있고, 제 집무실도 항상 열려있습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글로벌 CEO 오찬은 분열된 세계 속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참석한 CEO들은 포브스 매거진에서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로버트 스미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체이스)에 선정된 글로벌 리더들로 공급망 구축과 기술개발에 있어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오찬 자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수석은 "이 같은 세계 유수의 글로벌 그룹 CEO들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 등 국무위원, 참모들과 대거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이어 "윤 대통령은 오찬 시작 전 리셉션에서 참석한 CEO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으며, 윤 대통령의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입니다'라는 첫 소개는 오찬 분위기를 익숙하고 활기 있게 이끄는 촉매제가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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