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진단]상반기 ‘A급 이하’ 회사채 7.6조 만기, 차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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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6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신용등급 A급(A+, A0, A-) 이하 회사채가 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아시아경제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포탈(SEIBRO)을 통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3월부터 6월까지 신용도 A급 이하 기업(무등급 사모사채 포함)의 만기 도래 회사채는 7조6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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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그룹사별 희비 엇갈릴 전망
건설·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업종 어려울 듯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3월부터 6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신용등급 A급(A+, A0, A-) 이하 회사채가 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도가 좋은 우량 회사채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비우량 회사채 간 투자수요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이어서 채권 만기를 앞둔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 고심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19일 아시아경제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포탈(SEIBRO)을 통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3월부터 6월까지 신용도 A급 이하 기업(무등급 사모사채 포함)의 만기 도래 회사채는 7조6000억원 규모다. 보통 만기 1~3개월 전부터 차환 준비에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늦어도 2월부터는 차환 채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A급 이하 등급 기업 대부분은 여전히 회사채 발행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AA급 이상과 A급 이하 기업 간 발행시장 분위기가 극명하기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A등급(등급전망 부정적)인 효성화학은 17일 기관 투자자 대상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망신만 당했다. 주관사인 KB증권·한국투자증권과 효성화학에 대출이 있는 KDB산업은행이 미매각 물량을 인수하면서 자금 조달은 이뤄졌지만, 저(低)등급 회사채는 외면하는 시장 현실만 확인한 셈이 됐다. AA급 이상의 우량 채권을 사겠다는 청약 수요가 넘치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채권 만기를 앞둔 기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3월에 A급 내에서는 여천NCC(A+, 2700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A-, 1760억원), 태영건설(A, 1400억원), SK매직(A+, 1200억원), 지에스이앤알(A+, 1000억원) 등이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BBB급 중에서는 대한항공(BBB+, 1600억원), 한진칼(BBB, 1440억원), 한신공영(BBB, 1000억원) 등이 만기 채권을 차환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4월에는 SK에코플랜트(A-, 2000억원), 삼성중공업(650억원) 등이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A급 내에서도 업종별로, 그룹사별로 수요예측 결과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푸드(A+), 하나F&I(A) 등은 신세계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어 A급이어도 회사채 투자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건설·석유화학·항공 등의 중후장대 업종의 기업들은 실적 악화와 낮은 등급으로 투자 수요를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A급에 투자하려는 투자 기관들의 수요가 한정돼 있어 일부 괜찮은 업종이나 탄탄한 대기업 그룹 계열사, 신용도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 등에는 충분하지는 않아도 일부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간 내에 A급 기업의 전반적인 수요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칼·대한항공 등의 경우 대기업 계열이긴 하지만 시장이 고금리를 요구하고 있어 회사채 발행을 주저하는 것 같다"면서 "건설이나 중화학 업종 기업들은 채권 발행 시장에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모채 시장에 나오기 어려운 기업들은 사모채나 기업어음(CP) 등의 우회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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