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윤심 업고 당심 1위…"맞짱 결선투표 가면 모른다" 왜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100% 책임당원 투표로 진행된다.
14~16일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35.5%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나경원(21.6%) 전 의원과의 격차는 13.9%포인트였다. 안철수 의원은 19.9%, 유승민 전 의원은 7.4%였다. 직전 조사(지난달 27~29일)에서 15.2%에 머물렀던 김 의원 지지율은 18일 만에 20.3%포인트 상승했고, 나 전 의원은 9.2%포인트, 안 의원은 0.4%포인트 하락했다.
알앤써치가 15~16일 국민의힘 지지층 4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김 의원이 35.0% 지지율로 나 전 의원(23.3%), 안 의원(18.0%)과의 격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은 지난달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나 전 의원이나 안 의원보다 열세였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이 출마 준비 과정에서 대통령실 및 친윤계와 갈등을 빚자 상황이 급변했다. 김 의원은 리얼미터의 12~13일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32.5%를 기록해 나 전 의원(26.9%), 안 의원(18.5%)을 제치고 첫 1위를 기록했고, 이후 비슷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 전 의원의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것을 기점으로 여론이 요동쳤다. 나 전 의원은 17일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공지하고 여당 초선 의원 50명도 나 전 의원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여당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사면초가에 몰린 사이 김 의원은 장제원 의원 등 핵심 친윤계 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윤심에 가장 가까운 주자라는 평가를 등에 업었다”며 “여당 지지층에 한정돼 응답자가 적은 조사라는 한계가 있지만, 김 의원이 상승세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 도입된 결선투표가 승부를 안개 속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결선투표란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 2위 후보가 승부를 다시 가리는 방식이다. 다선 의원을 지낸 여권 관계자는 “다른 주자 사이에서 벌써 ‘반(反) 김기현 연대’ 움직임이 싹트는 것을 보면 결선투표가 김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과 반김 성향의 주자 1명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탈락 후보의 지지율을 반김 주자가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0~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 책임당원 상당수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가입했다는 점도 변수다.
여론조사 업체 에브리씨앤알이 14~15일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를 가정한 가상 양자 대결(김기현 대 안철수)에서 안 의원 48.4%, 김 의원 42.8%였다. 나 전 의원 지지층의 60%가 안 의원에게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김기현 대 나경원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김 전 의원 46.5%, 나 전 의원 39.0%로 김 전 의원이 우위를 보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자구도 경선에서 반김 연대가 부각되더라도, 결선 투표에서는 친윤 대 반윤 구도에 다시 힘이 실릴 수도 있다”며 “도저히 승부를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당내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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