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하는 목사’ 힙하게 말씀을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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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뮤비(뮤직비디오) 촬영 중이라 다 끝나고 연락드려도 될까요?" 인터뷰하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다가 받은 목회자 답변에 순간 놀랐다.
문 목사는 "도구가 무엇인가를 두고 싸울 것이 아니라 말씀을 전하는 방식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 도구가 무엇이 되었든 그 도구를 통해 한 영혼이 하나님께 가까이 간다면 다 같이 기뻐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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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곡·묵상 그림 직접 만들어 활용
“틀 깬 그림에 불편한 시선 있었지만 요즘엔 교회서 사용 의뢰도 들어와”
“제가 오늘 뮤비(뮤직비디오) 촬영 중이라 다 끝나고 연락드려도 될까요?” 인터뷰하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다가 받은 목회자 답변에 순간 놀랐다. 다른 이에게 섭외 요청을 했던가 착각이 잠시 들었기 때문. ‘랩하는 목사’로 기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상일(40) 목사는 현재 청주서문교회에서 10년 넘게 청소년·청년 사역을 하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작가, 래퍼, 목사’라는 소개 글이 적혀 있다.
서울 토박이인 문 목사는 청주서문교회 담임 박명룡 목사를 따라 청주에 내려갔다. 그는 젊은 성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친근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2018년부터 랩을 시작했고, 개인 싱글 8곡을 포함해 9곡을 내놨다. 특송 정도로 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성경을 좀 더 멋있게 전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크리스천 래퍼와 꾸준히 소통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배웠고, 지난 16일 공개된 신곡 ‘여호와 닛시’에서는 문화 선교사인 서종현과 함께 작업했다.
그는 힙(hip·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한 예수님도 그려 공유한다. 선글라스도 쓰고 후드티에 헐렁한 반바지를 입은 예수님에 젊은이는 열광한다. 문 목사는 “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청년이 카카오톡 프사(프로필 사진)에 제 그림을 올렸다는 얘기를 들을 때 신기하고 놀랍다”고 했다. 가수 선예나 양동근 등 크리스천 연예인도 문 목사의 그림 묵상을 자기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랩하는 목사, 틀을 깬 예수님 그림에 불편한 시선을 그도 알고 있다. 5년 전 처음 그림을 공개했을 당시 한 목회자로부터 “신성 모독”이라는 댓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여러 교회로부터 주보나 현수막에 그림을 써도 되냐는 의뢰를 받을 때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도구는 기성세대와 늘 부딪혔다”며 “조명과 비디오 등 미디어, 기타와 드럼 같은 악기가 교회에 도입됐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서울신학대(신학과), 동대학원에서 설교학을 전공한 문 목사는 말씀을 전하는 도구의 힘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2018년 담임목사인 박 목사의 변증 칼럼이 국민일보에 연재됐을 당시 문 목사가 그린 삽화가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문 목사는 “도구가 무엇인가를 두고 싸울 것이 아니라 말씀을 전하는 방식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 도구가 무엇이 되었든 그 도구를 통해 한 영혼이 하나님께 가까이 간다면 다 같이 기뻐할 일”이라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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