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 정성어린 헌금, 연료비로 다 들어갈 판”

장창일 2023. 1.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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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과 함께 엄습한 경제불황으로 물가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교회마다 연료비 폭등으로 휘청이고 있다.

교회 담임인 B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400만원쯤이던 가스·전기요금이 12월에 1200만원이나 돼 연료비 예산 증액이 무색해졌다"면서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교회 행사가 정상화됐고 성탄절 등 굵직한 행사가 많아 사용량이 많이 늘기도 했지만 연료비 자체가 올라 상상을 초월한 요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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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폭등에 교회 재정 휘청
스위스 교회들이 동참하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 포스터. ‘단기적으로 난방과 전기를 절약하기 위한 조언’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말풍선에는 “우리는 지금 난방을 덜하지만 (교회에) 더 많이 모이면 따뜻해질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명환 선교사 제공


엔데믹과 함께 엄습한 경제불황으로 물가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교회마다 연료비 폭등으로 휘청이고 있다. 교회에 따라 가스·전기요금이 최근 들어 적게는 전월 대비 20~30%에서 많게는 300%까지 치솟은 교회도 있다. 중대형 교회에 비해 작은 교회들의 충격파가 큰 상황에서 연료비 절약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시간당 ㎾(킬로와트) 소비에 13.1원씩 인상됐지만 또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꿈틀거리는 가스요금도 상반기 중 인상이 예고돼 있어 교회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수원의 A교회는 지난해 연말 당회에서 연료비 지출 예산을 전년 대비 100% 늘렸다. 교회 담임인 B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400만원쯤이던 가스·전기요금이 12월에 1200만원이나 돼 연료비 예산 증액이 무색해졌다”면서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교회 행사가 정상화됐고 성탄절 등 굵직한 행사가 많아 사용량이 많이 늘기도 했지만 연료비 자체가 올라 상상을 초월한 요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말 특수성이 반영됐다 하더라도 한 달 만에 가스·전기요금이 300%나 늘어난 셈이다.

서울 동대문구 C교회도 지난해 연말 당회에서 새해 연료비 예산을 30% 인상했지만 한 달 만에 추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 교회 담임목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계속 오르던 가스와 전기요금이 이렇게 한꺼번에 오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작은 교회는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 기간 경기도 용인에 개척한 D목사는 “몇 명 되지 않는 교인이 코로나 중 정성껏 헌금을 했고 모이질 못해 지출도 없어 적은 기금이 모였는데, 이를 연료비로 다 쓰게 생겼다”면서 “대형교회들이 이번 겨울 동안만이라도 작은교회 연료비 지원 등을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독교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상황이 ‘환경친화적 교회’로 전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은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한 대책은 결국 환경 파괴를 막고 최소 비용으로 아끼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교회는 기후 환경 보존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교회의 대응은 발 빠르다. 스위스개혁교회를 비롯한 스위스의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는 교회 온도를 낮추기 위한 공동 지침을 만들고 실천에 나서고 있다. 김명환 스위스 선교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스위스의 교회들은 예배드릴 때는 예배당 온도를 16~18도, 예배가 없을 때는 10~12도로 맞추고 있다”면서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지만 교인들이 솔선수범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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