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김기현, 당심 1위로 급상승…“결선투표 가면 모른다”
나경원 전 의원이 ‘윤심’과 멀어지면서 친윤 당권 주자인 김기현(사진) 국민의힘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김 의원은 18일 공개된 3개의 3·8 전당대회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모두 나 전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1위로 올라섰다.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지난 14~16일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에게 진행한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35.5%로 2위인 나경원 전 의원(21.6%)에게 13.9%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안철수 의원(19.9%), 유승민 전 의원(7.4%)이 뒤를 이었다. 알앤써치가 15~16일 지지층 430명을 조사한 결과도 김 의원이 35%로 나 전 의원(23.3%), 안 의원(18%)과의 격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조원씨앤아이가 14~16일 지지층 8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김 의원이 34.3%로 나 전 의원(22.8%), 안 의원(15.4%)을 크게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은 지난달만 해도 10%포인트 안팎의 지지율로 열세였다. 나 전 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며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의 사직서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사표 수리 대신 ‘해임’하면서 양상은 급변했다. 게다가 나 전 의원이 17일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니다”고 적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직접 반박하면서 나 전 의원 출마에 급제동이 걸렸다.
여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사면초가에 몰린 사이 김 의원은 장제원 의원 등 친윤 핵심부의 전폭 지원을 받으면서 윤심에 가장 가까운 주자란 평가를 등에 업었다”고 분석했다.
새로 도입한 당 대표 결선투표가 승부를 안갯속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1, 2위가 승부를 가리는 결선투표에서 나경원·안철수 연대가 이뤄지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여당 인사는 “다른 주자 사이에 벌써 ‘반(反)김기현 연대’ 움직임이 싹트는 것을 보면 결선투표가 김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18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취재진이 출마 여부를 묻자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치며 사라졌다. 나 전 의원 측은 통화에서 “오늘 공식 일정이 없다”며 “서울에서 생각을 좀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마 포기 가능성에 대해선 “지지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내 공세는 더 거칠어졌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나 전 의원은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인가”라며 “진짜 능력이 있다면 필요할 때 쓰일 것이니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사실상 불출마를 요구했다.
손국희·김다영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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