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우크라 내무장관·어린이 사망…"사고 원인, 무엇도 배제 안 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18일(현지시간) 헬리콥터 추락 사고가 발생해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차관 등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미 CNN방송·AP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비상국은 “이날 오전 8시 20분쯤 키이우 동부 브로바리시에서 헬기가 추락해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42) 내무장관과 예브게니 에닌 내무부 제1차관 등 내무부 고위 관료를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3명은 어린이로 확인됐다.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29명은 부상을 당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CNN에 따르면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우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당초 사망자는 18명으로 발표됐으나,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이 사망자 수를 16명으로 정정했다.
헬기는 유치원과 주거 밀집 지역에서 추락하며 민간인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망자 18명 가운데 9명이 유치원에 방문한 어린이 등 현지 주민들이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구조 차량 30여대와 127명의 소방대원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추락한 헬기는 ‘수퍼 푸마’라고 불리는 수송용 헬기 ‘유로콥터 EC225’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장관급 고위 인사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호사 출신의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지난 2021년 임명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헬기가 추락한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다만 사고 당시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의 교전이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프랑스24에 “사고의 원인에 관해 어떠한 가설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 참석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번 참사는 끔찍한 비극이며,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안 당국에 이번 사고의 원인을 모두 알아내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은 눈물을 보이며 “오늘은 매우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앞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아파트에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민간인 45명이 사망한 지 나흘 만에 벌어진 것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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