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동은아! 진짜 학폭 가해자들 줄소환하는 '더 글로리'의 현실 순기능
2023년 상반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를 보지 않고선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학교 폭력을 다룬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복수'에 집중한 스토리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맛 넘치는 대사들이 이 드라마의 흥행을 견인했습니다. 적나라하게 표현한 학교 폭력 장면들, 철저히 악인인 가해자들의 심리 묘사가 흡인력을 더하고 있고요.
〈더 글로리〉는 드라마의 내적 재미만 잡은 게 아닙니다. 매번 순간적으로 들끓었다가 사그러드는 학교 폭력에 대한 현실적 관심을 끌어 올린 거예요. 이 같은 현상은 해외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태국의 학폭 고발 운동입니다. SNS 상에서 #더글로리타이(#TheGloryThai)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저마다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한 학폭들을 폭로하기 시작했어요. 이 과정에서 태국 유명 배우 파왓 칫사왕디가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한국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태국 리메이크판 〈함께 가〉에 출연한 파왓은 과거 자폐증을 앓는 학생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배우는 자신이 어릴 적 심한 장난꾸러기였다며, 중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유치한 장난을 쳤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당시 선생님에게 체벌도 받았고 사과도 했다는 식의 언급을 덧붙이며 여론을 전혀 잠재우지 못했죠. 이 밖에도 푸티퐁 아사랏타나쿤 등이 유명인들이 학폭을 저질렀던 과거를 들켰습니다.
끔찍했던 〈더 글로리〉의 대표 학폭 장면인 고데기 가해 대목은 실화였습니다. '고데기 온도를 체크하겠다'며 동급생의 신체 곳곳을 지진 사건은 17년 전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죠. 가해자들은 수일 간격으로 피해자에게 같은 행위를 해 상처가 아물 틈도 없었다고 합니다. 드라마보다 더 잔인한 폭력들은 현실에서 자행되고 있고요.
한국에서도 과거 학폭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던 유명인들이 〈더 글로리〉의 흥행과 함께 줄줄이 소환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진정한 반성 역시 보기 힘든 상황이죠. 대중 앞에선 사과를 하고 자숙을 약속하고는 뒤에서 폭로자와 피해자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작태도 목격됐습니다.
여러모로 화제의 중심에 선 〈더 글로리〉의 파트2는 3월10일 공개됩니다. 지난 파트1 8화는 괴롭힘을 당하던 문동은(송혜교)의 유년 시절과 그의 복수 준비를 그렸어요. 파트2에서는 본격적으로 복수가 시작됩니다.
김은숙 작가는 "파트1을 봤다면 파트2를 안 보고는 못 배길 것"이라며 "사이다, 마라 맛이 파트2에 집중되어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어요.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도 "본격적으로 동은과 (학교폭력 주동자였던) 연진(임지연)의 싸움이 시작된다"라며 "가해자들이 응징을 당하는 이야기가 다이나믹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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