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적은 이란' 尹발언에…주한이란대사관 "정부의 설명 기다리고 있다"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적은 이란'이란 발언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사관은 이날 입장을 내고 "이란이슬람공화국은 페르시아만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국가로 언제나 이 지역 국가들과의 공동의 노력과 협력을 통해 지역의 안정과 안보 그리고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이란이슬람공화국은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들과의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역사적이고 우호적이며, 전방위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몇 달 동안에도 이 지역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발전, 특히 이란의 두 번째 경제 교역 상대국인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후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이란 외무부는 윤 대통령 발언 다음 날인 1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 및 이들 사이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인 발전에 대해 전적으로 모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전했다.
이에 외교부는 전날(17일) "이란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서울과 테헤란 양측의 외교 채널을 통해서 이란 측에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공방이 일었다. 같은 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윤 대통령의 입이 외교안보 불안이라고 지적했지만, 여당은 이란이 UAE의 위협이 맞다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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