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뇌전증 병역비리’ 형제 구속영장 기각

입영대상자 신체검사. 뉴시스 자료사진

뇌전증을 가장해 병역을 감면받았다가 적발된 형제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전부 기각당했다. 병역면탈 의뢰 혐의자에 대한 검찰의 첫 신병 확보 시도가 불발된 셈이라 향후 유사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은혜)는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고모씨 형제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고씨 형제가 병역 브로커 구모(47)씨를 통해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정황을 파악했다.

고씨 형제는 각각 폭력조직에 몸담거나 불법 대부업에 종사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씨 형제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주변에 브로커를 소개하는 등 의뢰인 중에서도 범행이 중대해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법 권기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 내용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주거가 일정하고 수집된 증거자료, 심문에 임하는 태도, 가족관계 등을 보아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에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병무청과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병역비리 관련 수사영역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지난달 구씨를 구속기소한 데 이어 지난 9일 유사한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알선한 또 다른 브로커 김모(38)씨를 구속했다.

구씨와 김씨를 통해 병역 면제 또는 감면을 시도한 의뢰인 수십명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28), 프로축구 K리그1(1부) 선수 등이 이미 피의자로 소환돼 조사받았다. 유명 아이돌 그룹 빅스의 라비(본명 김원식·30) 또한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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