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시작해 5개월 만에 300명 된 모임, "우리도 부모예요"

충북인뉴스 최현주 2023. 1. 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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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특수교육 대상 학부모 모임 '오름벗' 개설... "외출만 해도 눈물 쏟아"

[충북인뉴스 최현주]

ⓒ 충북인뉴스
"특수교육 대상 학부모도 엄연한 학부모예요. 충북에만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4000명이 넘어요. 그런데 학부모연합회나 교육청, 어디에 가도 우리들은 낄 수가 없어요. 우리 아이들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예 없거든요. 우리들은 정말 실질적인 교육과 정보가 필요해요. 엄마들과의 자조 모임과 소통도 중요하고요."

충북 청주에서 특수교육 학생 학부모들의 모임이 정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학부모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다며 이제는 자신들의 이야기도 좀 들어달라고 요구한다. 무엇보다 장애아를 양육하며 의지하고 돕고 살자며 서로를 향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오름벗' 이야기다. 지난해 9월 밴드를 만든 이후 현재 회원 수는 280여 명에 이른다. 물론 기존의 장애인부모회 등 장애인 단체가 있지만, 단체에서는 주로 성인중심 사업이 진행돼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는 어느 정도 '벽'이 있었다.

'오름벗'은 특수교육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모임이다. 유치원부터 성인 자녀들까지 아우른다. 장애 유형이나 등급 여부는 상관이 없다. 발달장애, 뇌병변, ADHD, 경계선지능 등 아이 또는 가족이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들은 당당히 특수교육 학생 학부모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모들에게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해 더욱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고, 자조모임으로서 보호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기회가 된다면 형제·자매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단 두 명으로 시작... 5개월 만에 300여 명으로 늘어
 
 왼쪽부터 이은미·정선미 씨.
ⓒ 충북인뉴스
처음 오름벗을 만든 이는 이은미·정선미씨다. 각각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4학년,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이은미씨는 현재 청주혜원학교 학부모회장이자 청주시학교학부모연합회 임원이다. 누구보다 장애아를 키우는 보호자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특수교육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소통의 장이 너무 없었고, 그렇다 보니 보호자들도 너무 위축된 생활을 해왔습니다. 장애아 엄마라고 해서 사회적으로, 교육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아 엄마들도 똑똑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가 아프면 왜 아픈지, 교육적으로 어떤 것을 요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단 두 명으로 시작된 오름벗은 5개월 만에 큰 성장을 이뤘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 증평, 괴산, 충주 지역 학부모들에게서도 연락이 온다. 함께 하고 싶다는 요구다. 그동안 보호자들의 자조모임, 소통창구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밴드 조직 이후 일단 엄마들과의 자조모임을 시작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도 있듯이 우선 엄마들의 건강이 중요했다. 볼링모임이었지만, 볼링 실력은 전혀 상관이 없다. 몇몇 엄마들은 외출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얼마 전에 모임을 했는데 몇몇 엄마들은 울더라고요. 집 밖으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어요. 집에만 있던 분들은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하셨습니다."

그동안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노력으로 특수교육 정책은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보호자들은 여전히 목마르다. 우선은 교육청 등에서 진행하는 교육이다.

"교육청에서는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성교육을 예로 들자면, 그동안 성교육은 비장애 아이들 또는 비장애아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뿐이었어요. 장애아들을 위한 정말 실질적인 성교육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보호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름벗은 앞으로 부모들과의 연대를 통해 충북교육청을 비롯해 청주시에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요구를 이제는 당당히 밝힐 계획이다.
 
 '오름벗'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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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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