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출마 묻자 "할 말 없다" 손사래…다시 잠행 들어갔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8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여부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예정이었지만 취소했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특보단 포럼 신년교례회 및 포럼’에도 축사만 보냈다. 나 전 의원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생각을 좀 하시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런 것 때문에 접을 정도로 (나 전 의원이) 약하지 않다”면서도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지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 측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은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이 겸직하던 자리고, 당초 이 자리는 국민의힘 모의원이 맡으려 했는데 지난해 10월 대통령실 수석이 자리를 제안해서 맡게 됐다”고 말했다. ‘장관급’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저출산위가 예산 20억원, 직원 19명 수준이라 연간 예산 100조원에 달하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도 했다. 함께 해임된 기후변화대사직 또한 무보수 명예직으로 사무실과 직원 모두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 공격 수위는 그치지 않고 있다. 전날 나 전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의 성명서에는 이날 2명이 추가됐다. 국민의힘 초선 63명 중 80%가량이 참여한 것이다. 다만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장동혁·엄태영 의원은 이날 선거관리 위원에서 물러났다. 유흥수 선관위원장은 “어제(17일) 초선 의원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게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생각해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도 가세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SNS에서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인가”라며 “나 전 의원이 진짜 능력이 있다면 필요할 때 쓰일 것이니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도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夫唱婦隨)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공격했다.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비토에 ‘수도권 연대’를 강조했던 다른 당권 주자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윤상현 의원은 “윤심(尹心) 마케팅부터 잘못됐고 나 전 의원도 대통령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며 “나 전 의원은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反尹)’이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반윤으로 찍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대통령실이)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의도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기현·윤상현은 충청 표심…안철수, 토크콘서트 출정식
한편 지지율 상승세인 김기현 의원은 충청 민십 잡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이장우 대전시장과 도시락 오찬을 했다.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아시타시’(我是他是·나도 옳고 남도 옳다)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며 “상대 생각도 옳다고 생각하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마음 한뜻이 되는 한 해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V170캠프’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현역인 이명수·최연숙 의원을 비롯해 신용현·이신범 전 의원, 류여해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당내 원로인 유준상 상임고문, 김일윤 헌정회장도 자리했으며, 보수 유튜버 신혜식씨도 축사를 보냈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110개나 되는 국정과제를 발표했는데, 단 한 개라도 이견이 생기거나 논란이 생긴 적이 없다”며 “110대 과제가 아니라 한 개의 과제라도 제대로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 소통하고 서로 합의를 한 다음에 국민에 발표해야 잡음도 없고 국민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윤상현 의원도 대전시당 행사 이후 충남도당 인사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남편의 바람을 고백합니다” 이래야 아옳이가 돈을 번다 | 중앙일보
- 죽어서도 냉장고에 방치됐다…치매父 사망 전 '악몽의 넉달' | 중앙일보
- "천재 아닌데 독특했다" 노벨상 1순위 오른 서울대 전설의 남성 | 중앙일보
- '축구 영웅' 박항서 보내는 베트남의 선물…'평생 항공권' 줬다 | 중앙일보
- 권민아 "돈 입금한 게 아니다"…5000만원 명품백 사기 전말 | 중앙일보
- 축구 생중계 중 야릇한 여성 소리…BBC 뒤집은 방송사고 범인 | 중앙일보
- "날 50대로 보더라"…90세 가천대 총장이 밝힌 인생의 기적 | 중앙일보
- 마스크 쓰랬더니 "연예인이라 지적하냐"…유명가수 KTX 난동 | 중앙일보
- '6740만원 BMW' 내놓은 편의점…실제 설 선물로 팔렸다 | 중앙일보
- 車 블랙박스 방향 바꿔논 아내…불륜 증거 잡았는데 유죄?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