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 덮친다"…지구 뜨겁게 달구는 '아기 예수' 정체
올해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례 없는 폭염이 세계 곳곳을 덮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과학자들은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 현상이 다시 나타나면서 지구 기온이 ‘차트 밖’으로 올라가 전례 없는 폭염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PEC 기후센터도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서서히 상승해 5~7월에는 약 62%에 이르러 중립 혹은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보다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영국 기상청의 장기 예측 책임자인 애덤 스카이프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엘니뇨 현상을 추가해야 한다”며 “그 두 가지를 합치면 다음 엘니뇨 때는 전례 없는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기상청도 올해 호주가 엘니뇨의 영향을 받아 가물고 더운 시기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엘니뇨’란 무엇일까
엘니뇨는 보통 2~7년 주기로 나타나는데,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절정을 이룬다. 엘니뇨는 과거 페루 해안가의 어부들 의해 처음으로 관찰됐다. 페루 해안에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류가 난류로 바뀌는 것을 알게 됐고, 이때 발생한 난류를 아기 예수의 탄생 시기에 맞춰서 엘니뇨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엘니뇨가 가뭄·홍수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등 전 세계 기상·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상학자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엘니뇨는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후 최근 3년 동안은 라니냐의 해였다. 지구의 기온을 낮추는 라니냐 현상이 이례적으로 길게 나타났다. 그런데도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지구 평균 온도는 역대 5번째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3년간 이어진 라니냐가 끝나고 엘니뇨가 다시 오면서 지구 평균 온도가 지난해보다 더 높게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엘니뇨로 인한 지구 가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내년에는 전 세계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기록적인 고온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학자들은 경고했다. 개빈 슈미트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장은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말에 엘니뇨 현상이 나타난다면 2024년에 역사상 새로운 기온 기록을 세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반도에 따뜻한 겨울 불러…미세먼지도 많아져
한반도의 경우 엘니뇨가 최대로 발달하는 겨울철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올라가고 강수량도 늘어난다.
또, 엘니뇨가 발생하면 계절풍이 약해지면서 풍속이 느려지고, 대기가 정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고 쌓이면서 스모그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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