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다. 정리 해고 폭풍 부는 글로벌 기업들. 국내 게임업계도 ‘벌벌’

김남규 2023. 1.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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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일상이 중요해지면서 가치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추락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앞세워 끝없이 올라가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한 2022년부터 추락하기 시작해, 전성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실적 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원 감축까지 진행 중이다.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보이고 있는 메타_출처 네이버

아마존은 1만8000명, 메타는 1만1000명을 지난해 해고했으며, 최근 일론 머스크가 인수해 관심을 모았던 트위터는 전체 직원의 절반인 약 3만 명을 해고했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게임 시장에서도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조만간 1만 명 이상의 인원을 정리해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혹독한 감원 폭풍이 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 세계 테크 기업 정리 해고 현황을 보여주는 플랫폼 레이오프.fyi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전세계 1024개 기업에서 154336명을 정리 해고했으며, 아직 한달도 안된 올해도 벌써 104개 기업에서 26061명을 정리 해고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정리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_출처 레이오프.fyi

외신에서는 22년 전 미국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여러 기업들이 무너졌던 ‘닷컴버블’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는 않지만, 글로벌 정리해고 폭풍의 여파가 국내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게임업계는 엄청난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실적 개선 압박을 받고 있어 인원 감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개발자 수요가 폭발하면서 IT산업 전반적으로 대대적인 개발자 몸값 상승이 있었으며, 그 때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해 큰 폭의 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임금 인상 열풍을 시작한 넥슨은 신입 초임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 원, 비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크게 인상했으며, 크래프톤은 개발직군 연봉 2000만 원, 비개발직군 연봉 1500만 원 인상을 발표해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발표했던 게임업계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로 인해 개발 기간이 대폭 증가하면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영업비용 증가와 신작 지연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겹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의 글로벌 성공에 힘입어 지난 2018년 코스닥에 입성한 베스파는 지난 2021년 연봉 인상 열풍이 일어났을 때 전직원 연봉 1200만원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으나, 그 뒤 후속작의 연이은 실패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결국 2022년 상장 폐지 후 직원 대다수 권고사직이라는 최악의 엔딩을 맞이했다.

적자 지속으로 결국 상장 폐지된 베스파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베스파만큼은 아니지만, 나머지 게임사들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지난 2021년 대비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많은 게임사들이 적자로 전환하거나, 흑자 상태여도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여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매출의 정점을 찍었던 기존 게임들이 코로나19 완화로 자연스럽게 매출 감소가 일어났고, 새로운 매출원이 되어야 할 기대작들이 개발 지연으로 출시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 매출 상승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확률형 아이템도 이용자들이 과도한 지출 유도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어, 게임사들에게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위메이드, 컴투스, 넷마블 등 많은 게임사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목표로 블록체인, 메타버스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으나, 이 역시 전 세계적인 코인 가치 하락과 사행성 우려로 블록체인 게임을 막고 있는 게임산업진흥법 때문에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 몇 년 동안 게임업계의 노조가 활성화되면서 이전처럼 급작스런 해고 통보는 불가한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적 하락이 이어진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인원 감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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