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쌍용차, 지난해 4분기 24분기 만에 흑자 전환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쌍용자동차는 18일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339억원(별도), 영업이익 41억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쌍용차가 분기 기준 흑자를 낸 건 2016년 4분기(101억원) 이후 24분기 만이다. 쌍용차 측은 “반도체 관련 부품 수급 문제 등 업계 전반적인 경영 제약에도 불구하고 판매 상승세가 이어져 24분기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난해 11월 말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조업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판매 50% 늘어
실적 개선을 이끈 건 역시 판매 증가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에만 3만3502대의 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가 늘어난 수치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 등 제품 개선 모델에 더해 지난해 출시한 신차 토레스의 상승세에 힘입어 4개 분기 연속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토레스는 당초 계획 대비 30% 이상 늘어난 2만2484대가 팔렸다.
쌍용차는 지난해 총 11만396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전년 대비 34.9% 늘어났다.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1.7%가 증가한 3조4242억원, 영업손실은 54.9% 줄어든 117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부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쌍용차를 인수한 KG그룹 곽재선 회장은 인수 직후 쌍용차 회장에 공식 취임해 부활을 진두지휘 중이다. 곽 회장은 인수 이후 주 1회 이상 쌍용차 평택공장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경영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사우디·베트남 등 수출 시장 공략 박차
쌍용차는 올해 수출 물량 증대를 위해 KD(Knock Down·부품 형태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 생산 및 판매) 사업 등 신규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한 만큼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조금씩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현지 조립공장 착공식을 가진 바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SNAM과의 KD 사업(연 3만 대 규모)은 올해 말부터 1단계 현지 조립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또 SNAM 양산 개시 후 7년간 뉴 렉스턴 스포츠&칸 9만 대, 올 뉴 렉스턴 7만9000대 등 총 16만90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 2016년 철수 이후 7년 만에 베트남 시장 재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와 KD 협력 논의도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베트남 KD 사업은 올해 완성차 1000대를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총 30만 대 규모로 늘린다는 게 목표다.
곽재선 회장은 이날 “토레스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내수와 수출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KG그룹의 가족으로 새로 출발하면서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했다”며 ”토레스가 해외 시장에도 본격 출시되며 판매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U100 등 신차 출시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와 총력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재무구조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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