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 나달, 호주오픈 2회전 탈락 굴욕…65위에 충격패
'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스페인)이 2023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2회전에서 조기 탈락했다.
톱시드 나달은 18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2회전(64강)에서 매켄지 맥도날드(미국·65위)에 0-3(4-6 4-6 5-7) 충격패 했다. 나달이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3회전(32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16년 호주오픈 1회전 탈락 이후 이번이 7년 만이다. 이변의 희생양이 된 나달은 대회 2연패 꿈도 일찌감치 깨졌다.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인 22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나달은 호주오픈 2연패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려 했다. 호주오픈은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과 함께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반면 맥도날드는 2020년 프랑스오픈 2회전에서 나달에 0-3(1-6 0-6 3-6)으로 완패한 아픔을 이번에 설욕했다. 맥도날드는 3회전에서 니시오카 요시히토(33위·일본)와 달리보르 스브르치나(216위·체코)의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그의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18년 윔블던과 지난해 호주오픈 16강이다.
37세 노장인 나달은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로 부진했다. 고질적인 왼발 통증 탓이다. 지난해부터 왼 발바닥에 통증이 심해져 지난 시즌도 조기 마감했다. 나달은 19세 때부터 뮐러-와이즈 병을 앓고 있다. 관절이 변형되며 신경을 짓누르는 희소병이다. 치료법이 없어서 특수 깔창과 진통제로 통증을 억누르며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최근 출전한 대회에서 평소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몸 상태는 좋다. 난 자신 있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1회전에서 '신성' 잭 드레이퍼(38위·영국)를 3-1(7-5 2-6 6-4 6-1)로 물리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으나, 2회전을 넘지 못했다. 나달은 이날도 2세트 후반에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하는 등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당시 그는 왼 다리 상태를 재차 점검했다. 라이벌 나달이 탈락하면서 노박 조코비치(5위·세르비아)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2년 만에 호주오픈에 돌아온 조코비치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 중이다.
그는 전날 1회전에서 로베르토 카르바예스 바에나(75위·스페인)를 2시간2분 만에 3-0(6-3 6-4 6-0)으로 이겼다. 2021년 대회 우승자인 그는 지난해 호주오픈 코트를 밟지 못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멜버른까지 날아왔으나 코로나19 백신을 미접종이라서 호주 입국 허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고국 세르비아로 돌아갔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22번째, 호주오픈 10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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