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도매가 ‘폭락’이라는데...소비자가격 여전히 비싼 이유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월 16일 기준 6~7개월 암송아지 1마리의 산지 경매 가격은 197만6000원, 수송아지는 290만4000원이다. 1년 만에 각각 32.7%, 26.2%나 떨어졌다. 1등급 한우의 등심 도매가격은 kg당 5만564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6만7940원)보다 18.1% 낮아졌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후 야외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국민지원금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늘면서 한우 소비가 증가하자 농가들이 앞다퉈 사육을 늘려 한우 출하량이 증가했다. 반면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1~9월 가정 내 한우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도매가 폭락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산지에서 한우값이 떨어져도 소매점과 식당들이 인건비와 운영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 가격은 30% 안팎으로 떨어지고 도매가격은 20% 가까이 하락했는데도 소비자가격 변동폭은 이보다 적다. 지난 1월 16일 1등급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kg당 9만8640원으로 1년 전 11만2510원보다 12.3% 하락했다. 도매가격 하락폭에 비하면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전국한우협회등은 복잡한 유통 시스템을 한우값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한우농가는 우시장에서 경매로 소를 판매하는데 이때 도매상은 부위별이 아닌 ‘마리’ 단위로 사들인다. 구매한 소는 도축 이후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인건비, 물류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한우협회는 “한우 1두당 생산비는 1100만원인데 반해 한우 도매가격은 평균 7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한우값 폭락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할 경우, 대대적인 전국적 소 반납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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