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로 변신한 에이스, '진짜 배구' 시작한 송명근
안희수 2023. 1. 18. 16:02
서브 리시브 가세, 공·수 핵심 선수
학폭 관련 비난도 감당해야
송명근 "팀에 도움되는 선수될 것"
화려한 공격수에서 살림꾼으로 변신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코트를 밟은 송명근(30·OK금융그룹)이 새로운 배구를 시작했다.
송명근은 지난 1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KB손보)과의 4라운드 홈 경기에 출전, 13득점·공격 성공률 57.89%를 기록하며 소속팀 OK금융그룹의 세트 스코어 3-1 완승을 이끌었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그는 1세트 후반 교체 투입됐다. 스코어 22-17로 앞선 상황에서 KB손보 한국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OK금융그룹이 승기를 잡는 데 기여했다. 2세트도 8-9에서 코트에 나선 뒤 백어택 득점과 블로킹을 해내며 공격에 기여했다. 세트 시작부터 나선 4세트는 팀 내 최다인 7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 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송명근은 주전(선발)으로 뛰어야 하는 실력을 갖춘 선수지만, 팀이 흔들렸을 때 투입되면 바로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어서 (세트) 후반 내세웠다. 상대 서브가 그에게 집중되는 것도 고려했다. KB손보전에서 제 역할을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송명근은 군 복무(상근 예비역)를 마치고 막 복귀한 선수다. 입대 전 OK금융그룹의 에이스이자 공격에 특화된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았지만, 현재 같은 포지션에 V리그 역대급 공격수 레오가 있다. 게다가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의 공격력이 좋아지면서 송명근이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게 됐다.
앞선 두 경기에선 아직 새 임무가 익숙하지 않은 송명근을 향해 상대 팀 서버들의 목적타(특정 선수를 향해 보내는 서브)가 쏟아졌다. 이에 석진욱 감독은 KB손보전에서 송명근을 조커로 활용했다. 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효과적인 팀 운영을 위해서다. 송명근은 이 경기에서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 효율 50%를 기록하며 수비도 잘했다.
송명근은 "감독님께서 제가 코트에 서면 상대가 서브를 많이 때릴 테니까 리시브를 잘해달라고 하신다. 아직 (공을) 받고, 때리는 역할이 익숙하지 않다. 리듬이 한 번 깨지면 다시 찾기 힘든 부분도 있다. 리시브를 하지 않았던 때가 정말 편했던 것이다. 팀 시스템상 이제 내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겨내겠다.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명근은 2021년 2월 학폭(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는 관련 사실은 인정했고, 바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꾸준히 용서를 구했다. 남은 시즌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뒤 군 복무를 시작한 그는 이 기간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군 복무를 마친 송명근은 2년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그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최근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이 병역 비리에 연루되며 다시 한번 배구 팬에게 피로감을 준 상황이다.
팀과 자신 모두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게 분명하다. 송명근은 이제 젊은 에이스가 아닌 팀에 헌신하는 마당쇠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그가 배구 선수로서, 또 개인으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학폭 관련 비난도 감당해야
송명근 "팀에 도움되는 선수될 것"
화려한 공격수에서 살림꾼으로 변신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코트를 밟은 송명근(30·OK금융그룹)이 새로운 배구를 시작했다.
송명근은 지난 1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KB손보)과의 4라운드 홈 경기에 출전, 13득점·공격 성공률 57.89%를 기록하며 소속팀 OK금융그룹의 세트 스코어 3-1 완승을 이끌었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그는 1세트 후반 교체 투입됐다. 스코어 22-17로 앞선 상황에서 KB손보 한국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OK금융그룹이 승기를 잡는 데 기여했다. 2세트도 8-9에서 코트에 나선 뒤 백어택 득점과 블로킹을 해내며 공격에 기여했다. 세트 시작부터 나선 4세트는 팀 내 최다인 7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 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송명근은 주전(선발)으로 뛰어야 하는 실력을 갖춘 선수지만, 팀이 흔들렸을 때 투입되면 바로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어서 (세트) 후반 내세웠다. 상대 서브가 그에게 집중되는 것도 고려했다. KB손보전에서 제 역할을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송명근은 군 복무(상근 예비역)를 마치고 막 복귀한 선수다. 입대 전 OK금융그룹의 에이스이자 공격에 특화된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았지만, 현재 같은 포지션에 V리그 역대급 공격수 레오가 있다. 게다가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의 공격력이 좋아지면서 송명근이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게 됐다.
앞선 두 경기에선 아직 새 임무가 익숙하지 않은 송명근을 향해 상대 팀 서버들의 목적타(특정 선수를 향해 보내는 서브)가 쏟아졌다. 이에 석진욱 감독은 KB손보전에서 송명근을 조커로 활용했다. 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효과적인 팀 운영을 위해서다. 송명근은 이 경기에서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 효율 50%를 기록하며 수비도 잘했다.
송명근은 "감독님께서 제가 코트에 서면 상대가 서브를 많이 때릴 테니까 리시브를 잘해달라고 하신다. 아직 (공을) 받고, 때리는 역할이 익숙하지 않다. 리듬이 한 번 깨지면 다시 찾기 힘든 부분도 있다. 리시브를 하지 않았던 때가 정말 편했던 것이다. 팀 시스템상 이제 내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겨내겠다.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명근은 2021년 2월 학폭(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는 관련 사실은 인정했고, 바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꾸준히 용서를 구했다. 남은 시즌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뒤 군 복무를 시작한 그는 이 기간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군 복무를 마친 송명근은 2년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그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최근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이 병역 비리에 연루되며 다시 한번 배구 팬에게 피로감을 준 상황이다.
팀과 자신 모두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게 분명하다. 송명근은 이제 젊은 에이스가 아닌 팀에 헌신하는 마당쇠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그가 배구 선수로서, 또 개인으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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