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억만장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맨유 인수전에 뛰어든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 AFP=연합뉴스

영국 화학기업 이네오스를 설립한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70·영국)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네오스 측은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공식적으로 (맨유 인수) 관련 절차를 시작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맨유 구단주인 미국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 11월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신규 투자와 매각, 구단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거래 등을 모두 전략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맨유 구단 매각을 시사했다. 프리미엄 쇼핑몰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 부를 축적한 글레이저 가문은 2006년 맨유를 14억 달러(1조8400억 원)에 인수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그동안 맨유를 사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팬들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최근 마음을 바꿨다. 랫클리프는 글레이저 가문이 성명을 낸 이후 처음으로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물이다. 렛클리프는 이미 지난해 8월 언론을 통해 맨유 인수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당시 그의 대변인은 영국 더 타임스에 "거래가 가능하다면 장기적인 소유권을 두고 논의하는 데 흥미가 있다"고 밝혔다. 랫클리프는 맨유의 오랜 팬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 4위에 올라있다. 선두권과 격차가 크지 않아 우승 레이스 참여도 가능하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맨유의 구단 가치는 50억 파운드(약 7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랫클리프의 재산은 124억 파운드(약 18조8500억원)로 추정된다. 이 지수에서 152위를 차지했다. 영국 가전업체 창립자인 제임스 다이슨(101위·약 20조5000억원)에 이어 영국 출신으로는 두 번째 부자다.

렛클리프는 이미 구단주 경험이 있다.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했고, 2019년에는 이오네스를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의 지분을 매입해 구단주가 됐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물로 나온 EPL 강팀 첼시 인수전에도 참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맨유는 최근 공식전 9연승을 달리고 있다. EPL 4위(12승 2무 4패)다.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승점 격차도 1에 불과해 우승 선두권도 노려 볼만하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