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건강]우울과 행복의 반복 '양극성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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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들뜨는 조증 혹은 경조증과 가라앉은 우울증 상태가 반복되는, 즉 기분의 기복이 자주 나타나는 기분장애 질환이다.
사실 대부분 환자는 우울증 시기가 자주 나타나 우울증을 더 오래 경험하지만, 어느 시기에서든 조증이 나타나면 제I형 양극성 장애, 경조증이 나타나면 제II형 양극성 장애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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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밤에 잠이 안 온다. 늦은 시간에도 졸리지 않고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이걸로 사업을 하면 분명 성공할 것 같다. 두 시간밖에 안 잤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고 몸이 가볍다. 지인들에게 사업 아이템을 서둘러 상의해야 할 것 같아 계속 전화를 돌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를 못하는 것 같다. 2년 전 출산 후에는 우울하고 무기력해서 6개월을 거의 누워 지냈는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행복하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들뜨는 조증 혹은 경조증과 가라앉은 우울증 상태가 반복되는, 즉 기분의 기복이 자주 나타나는 기분장애 질환이다. 사실 대부분 환자는 우울증 시기가 자주 나타나 우울증을 더 오래 경험하지만, 어느 시기에서든 조증이 나타나면 제I형 양극성 장애, 경조증이 나타나면 제II형 양극성 장애로 진단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앞서 언급했듯이 기분의 불안정으로 반복적인 우울증이 대부분이고 종종 조증이나 경조증이 동반된다. 기분이 지나치게 들뜨거나 혹은 흥분되는 기간이 4일 이상 지속될 때 경조증을 진단하고, 조증은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증상이 있을 때 진단한다. 이때는 기분 및 행동이 평상시와 달라지는데 들뜨거나 의기양양해지고 에너지가 넘치며 말이 많아지고 사고가 빨라진다. 아울러 활동도 많아지고 주도적으로 행동하거나 과소비나 무모한 투자 등 충동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 과대망상, 환청, 환시 등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된다. 우울증 시기에는 반대로 정서와 행동이 쳐지거나 느려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무기력하고 피로하며 의욕 및 집중력이 떨어져 대인관계도 감소한다. 심한 경우 자살사고도 흔히 동반된다. 양극성 장애의 조증삽화는 평균 2개월, 우울삽화는 평균 2~5개월 지속되며, 이는 번갈아 나타나는데 삽화 중간에는 증상이 없는 시기도 있다. 평생 유병률은 0.5~2.5% 정도로 ‘주요우울장애’보다는 조금 이른 시기인 2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 장애의 발병에는 유전적 영향 등 생물학적 요인이나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뇌에서 기분이나 에너지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기분조절과 관련된 뇌 변연계 및 전두엽의 기능이상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여성호르몬의 변화나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준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 삽화가 반복되기에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불안장애나 물질사용장애 등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경과가 더 복잡하다. 조증 같은 급성기 치료는 약물치료가 일차적이며, 입원치료도 필요한 경우가 많다. ‘리튬’이나 ‘발프로에이트’ 같은 기분조절제, 항정신병약물을 주로 사용하며, ‘라모트리진’이나 ‘카바마제핀’같은 항경련제도 사용한다. 양극성장애의 우울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요우울장애의 우울증과 다르기에 항우울제를 사용할 경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조증으로의 전환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어 대부분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항우울제보다는 기분조절제나 항정신병약물을 사용한다. 비약물적으로는 ‘전기경련치료’나 ‘경두개자기자극술’이 사용되며 스트레스나 갈등에 대한 심리치료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양극성 장애는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재발이 흔한 질환이다. 특히 우울 삽화는 잦으며 오래 지속되는 반면 치료 반응은 더디게 나타난다. 아울러 장기간의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보니 결국 환자나 보호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질환의 재발확률이 높으며, 이것이 반복되면 치료가 더욱 어렵고 자살 위험성을 높인다. 따라서 최소 1~2년 이상, 충분한 기간 유지 치료가 필요하다.
박혜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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