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없었다" 정호영 무혐의 결론…고발인 "봐주기 수사"
윤석열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각종 의혹으로 물러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가장 논란이 됐던 정 전 후보자 자녀의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에 경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18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정 전 원장 자녀 2명의 의대 편입 특혜 의혹(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을 약 8개월간 수사한 끝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각종 의혹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후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관련자를 조사했지만 해당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정 전 후보자의 외유성 출장 의혹도 무혐의로 판단했다. 정 전 후보자는 병원장이던 2018년 일주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본래 출장 목적과 다른 골프, 크루즈 투어 등으로 일정을 채웠다는 의혹이었다. 경찰은 경비는 여비 관련 규정에 따라 정상 지급됐고 지출 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경찰은 정 전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과거 정 전 후보자가 친척 농지를 임대, 관리하는 과정에 법 위반 사항이 있었다고 봤다.
앞서 정 전 후보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4월 18일 여러 시민단체가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다. 경찰청은 같은 달 21일 고발 내용을 대구경찰청에 이첩했고, 대구경찰청은 논의 끝에 광역수사대를 전담 수사 부서로 정했다.
시민단체 고발 내용은 정치권과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여러 의혹이 총망라돼있다.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과대학 학사 편입학 과정 비리 의혹, 정 후보자 아들 병역 비리 의혹, 정 후보자 본인의 업무상 횡령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다. 이들 시민단체는 정 후보자와 함께 당시 경북대 의대 학장과 의대 편입학 전형 심사위원, 정 후보자 아들의 징병검사 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 정 후보자 아들도 함께 고발했다.
특히 정 전 후보자가 자녀들 의대 편입 과정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2017~2018학년에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아들과 딸이 아버지가 재직 중인 병원에서 같은 기간 봉사활동을 한 이력이 확인되면서다. 아들은 대학생 신분일 때 공동저자로 전자공학회에 논문 두 편을 등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논란이 불거지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북대병원을 찾아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김용림 경북대병원장, 박태인 경북대 의과대학장 등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정 전 후보자 아들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정 전 후보자 아들이 병무 심사 전 허리 관련 질환을 진단 받는 과정에 정 전 후보자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 전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대부분 무혐의로 마무리되자 당시 고발에 나선 단체 소속 이제일 변호사(민생경제연구소 공익법률위원장)는 “경찰의 봐주기식 수사로 보인다. 즉각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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