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초선 지지 속, 김기현 '여론조사 1위' 굳히기

김희정 2023. 1. 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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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발표 3개 당대표 여론조사서 모두 선두
나경원, 대통령실·친윤계와 갈등 부각 하락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18일 발표된 3개의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에서 모두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용산 대통령실의 암묵적 지지와 초선의원들 절대적 지지 속에서 김 의원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당권 도전을 고심하고 있는 나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친윤계와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국민의힘 지지층(397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기현 35.5%, 나경원 21.6%, 안철수 19.9% 순이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4∼16일 국민의힘 지지층(836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김기현 34.3%, 나경원 22.8%, 안철수 15.4% 순이었다.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5∼16일 국민의힘 지지층(4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김기현 35.0%, 나경원 23.3%, 안철수 18.0%였다.


김기현 캠프 관계자는 "김기현 의원의 자질과 자격이 이제 유권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단순 인지도나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여론조사에 답변하기보다는 여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윤석열 대통령 집권 직후 치러지는 전당대회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깨닫고 답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3개 여론조사는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적절성 논란 속에서 나온 것이라, 김 의원 지지율이 나 전 원내대표 지지율을 확실하게 역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13일 조사한 국민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선 김 의원이 32.5%로 오차범위 내에서 처음으로 나 전 원내대표(26.9%)를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사에 언급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조사 진행 중에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 역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 등으로 나 전 원내대표측 박종희 전 의원은 해당 조사의 신뢰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나 전 원내대표측은 미디어트리뷴이 선거기획사 '플랜에이컨설팅'과 동일한 주소·연락처를 사용한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尹대통령 끌어안고 윤핵관 거리두기 전략 시도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안될 것" "윤정부 성공" 강조

한편 이날 발표 3개 여론조사 조사기간인 지난 14~16일은 나 전 원내대표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인사혁신처를 통해 대통령실에 정식 제출한 직후다. 나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갈등 이후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하고, 13일 정식 사직서를 냈다.


나 전 원내대표의 사직서 제출 이후인 13일부터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연일 나 전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친윤계 대표주자인 김정재·박수영·배현진 의원도 가세했다.


친윤계 의원들 포위 속 나 전 원내대표는 15일 장 의원을 겨냥해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역공하며 자신의 반윤(反) 이미지를 상쇄하는 것에 주력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안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여러 번 강조했다. 윤핵관들과 거리를 두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거리를 좁히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초선까지 나서 나경원 십자포화

문제는 17일 터졌다. 나 전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것과 관련 "대통령께서 그런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다시 한번 윤핵관을 저격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이 나서 나 전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나경원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현재 해외 순방 중인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라 여권 내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윤 대통령의 나 전 원내대표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해지자 같은 날 오후에는 초선 의원들이 나섰다.


초선의원 43명은 성명서를 내고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나"라며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인 만큼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43명으로 시작한 초선의원 성명서는 이날 50명까지 늘었다. 재선의원들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 전 원내대표는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 됐다.


한 중진의원은 "대통령실 반응에 이어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까지 시작되면서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러한 일방적·집단적 움직임에 거부감을 느끼는 지지층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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