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석성산 봉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등극

용인시민신문 우상표 2023. 1. 18. 1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봉수는 군사통신네트워크… 교통·통신 요충지 입증

[용인시민신문 우상표]

 과거 교통ㆍ통신 요충지 입증한 ‘석성산 봉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사진은 봉수터 발굴조사/ 제공 용인특례시 문화예술과
ⓒ 용인시민신문
조선 후기 '군사통신 네트워크' 기능을 했던 석성산 봉수 유적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10일, 문화재청과 용인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제2로 직봉(부산 응봉~서울 목멱산) 노선상에 위치하는 44개 봉수 유적 중 역사적·학술적 가치, 잔존 상태, 유구 확인 여부 등을 고려해 용인시 소재 석성산 봉수를 포함한 14개소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로 직봉으로 지정했다.

이번 지정은 노선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제2로 직봉-용인 석성산 봉수 유적'이라는 공식 명칭을 갖게 됐다. 이로써 용인에는 서리고려백자요지, 보정동 고분군, 심곡서원에 이어 네 번째 국가문화재 사적이 탄생했다.

봉수는 외적의 침입 등 급한 소식을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도성인 한양에 전했던 군사·통신시설이다. 석성산 봉수 유적에 대한 국가사적 지정은 용인이 조선시대부터 교통과 통신의 중요한 요충지였음을 확인한다는 의미다.

직봉은 조선조 전국 봉수망을 연결하는 중요 봉화대, 각 변방에서 서울을 연결하는 5간 선로상의 봉수망을 말한다. 간봉(間峯)은 조선조 주요 간선로 사이에 있는 작은 봉수망이다.
 
 2020년 봉수터 건물지 발굴조사 전경
ⓒ 용인시민신문
 
처인구 포곡읍 마성리에 위치한 용인 석성산 봉수 유적은 1423년(세종 5년) 설치된 5개의 봉수 노선 중 부산 다대포에서 지금의 남산인 한양 목면산까지 연결되는 제2로 직봉(直烽) 노선 중 42번째 내지봉수다.

석성산 봉수는 건지산 봉수(처인구 원삼면)의 신호를 받아 성남 천림산 봉수로 연결하는 주요 봉수로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돼 그 역사적·지정학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석성산 봉수는 18세기 축조된 수원 화성의 봉돈과도 연결돼 있어 수원 화성 축성 이후에 봉수 체계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연구에도 보탬이 될 중요한 사적이다. 이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석성산 봉수는 2020년에 경기도 기념물 제227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용인 석성산 봉수는 석성산 정상인 471m에 조성된 봉수 유적이다. 경기남부에서 광주-성남-하남-송파로 이어지는 교통의 중심지로 주변 지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중요 교통로와 관문을 감독할 수 있는 위치에 해당한다.

앞서 2020년 발굴 조사 결과, 조선시대 내지봉수의 전형을 보여주는 유구가 확인된 바 있다. 5기의 연조, 방호벽, 창고 건물지 및 봉수군이 거주했던 구들 건물지와 우물 등이 완벽한 세트를 이루고 있어 조선시대 봉수의 운영과 관리 체계, 봉수군의 생활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학술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방형 석렬유구에서 출토된 백자 제기를 통해 이곳에서 중요한 제의 행위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희귀 사례로 석성산 봉수가 폐봉될 때까지 주변 봉수 가운데 위상과 역할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봉수 노선
ⓒ 용인시민신문
 
용인 석성산 봉수는 제2거 봉수노선 중 건지산 봉수-석성산 봉수-천림산 봉수-목멱산 봉수의 한양으로 이어지는 봉수 노선의 중추 역할뿐만 아니라 18세기에는 화성 흥천산 봉수와도 응하고 있어 화성 봉돈 축성 이후의 봉수 체계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조선까지 이어져온 통신체계인 '봉수'는 약정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외부의 침입 사실을 중앙의 병조와 지방의 읍치 등에 알리기 위해 설치했다. 집결지인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 제주도부터 북쪽의 함경도 경흥에 이르기까지 남과 북의 여러 끝점을 연결하고 있다.

<증보문헌비고>(1908년)에 의하면 조선 후기에 중앙정부는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 노선을 운영하였으며, 전체 노선에는 총 622개의 봉수가 존재했다. 그중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남산) 제2봉수를 연결하는 '제2로 직봉', 전남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 제5봉수를 연결하는 '제5로 직봉'이 남한에 있고, 나머지 3개 직봉 노선은 북한에 있다.

봉수는 최단 시간에 외적의 침입 등 변방의 상황을 중앙에 전달하는 수단이었다. 따라서 북방을 개척하거나 연변에 침구하는 왜구를 방어하며 습득한 지리 정보를 반영한 봉수 유적은 학술 가치 또한 매우 높으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고, 일부 유적의 경우 지속적인 관리나 정비가 어려워 훼손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적극 행정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제2로 직봉'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연구를 시작했다. 작년 초에는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와 의견조회를 통해 봉수 유적의 지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