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신호등’에 시끌… “제발 만들라 ” vs “굳이?”

구자창 2023. 1. 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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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이 지난해 10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오는 22일부터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는 반드시 녹색 화살표 신호(→)에만 우회전이 가능하고, 적색 신호일 때 정지 의무를 어기면 처벌된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전국의 사고가 잦은 교차로에는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될 전망이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는 반드시 일시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한다.

이를 두고 여론은 ‘제발 만들어 달라’와 ‘굳이 설치해야 하느냐’는 쪽으로 나뉘었다. 일각에서는 자주 바뀌는 교통법규 탓에 이해하기 어렵고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우회전 신호등 ‘적색’이면 정지… 어기면 범칙금
경찰청은 17일 우회전 신호등 도입과 함께 우회전하는 운전자의 적색 신호 시 정지 의무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우회전 신호등은 사고다발지역 교차로를 중심으로 전국에 본격 도입된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먼저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는 신호등의 녹색 화살표 신호에만 우회전이 가능하다. 우회전 신호등에 적색 신호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우회전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우회전 신호등의 신호 지시를 있는 그대로 따르면 된다는 의미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 적색 신호에 우회전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30일 미만의 구류(경찰 유치장 등에 가두는 형벌)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도로교통법상 ‘범칙행위의 처리에 관한 특례’에 따라 부과된 범칙금을 내면 벌금이나 구류를 면제받는다. 범칙금은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이다.

우회전 신호등 없는 교차로, 적색이면 ‘일시정지’
교통경찰이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조금 헷갈릴 수 있는 경우가 ‘우회전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다. 앞으로는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경우 보행자 유무와 무관하게 우회전할 때 반드시 일시정지해야 한다. 차량 신호등이 녹색일 경우 보행자가 우회전 방향 횡단보도에 있으면 일시정지한 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주행하면 된다.

앞서 지난해 7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우회전 방향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통행하고 있을 경우 일시정지 후 우회전하도록 했다. 다만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경우라도 우회전 방향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서행’하며 우회전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번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이때도 ‘일시정지’하도록 내용을 달리한 것이다.

“우회전 신호등 더 만들라” vs “퇴근시간대 교통 염려”
우회전 신호등 도입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찬성 측에서는 “많은 차들이 보행자가 없어도 횡단보도가 빨간 불로 바뀔 때까지 기다렸다가 간다. 우회전 신호등을 만들면 한 번에 해결된다” “요즘도 횡단보도 녹색 신호등 켜져서 기다리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 많다”며 차라리 우회전 신호등을 곳곳에 만드는 게 문제 해결이 도움이 될 거라고 봤다. 누리꾼들은 “사람이 차보다 귀하고 사고예방이 우선”이라며 “통행 불편 운운하는데 몇 초 정도에 마비되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반대 주장도 나왔다. 우회전 신호등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은 “차량 흐름을 어지럽게 만든다” “서울처럼 복잡한 곳에서도 가능하냐” “신호가 짧으면 퇴근시간대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이라는 등의 의견을 펼쳤다. 일부 누리꾼은 “계속 바뀌니까 헷갈린다” “자꾸 바뀌어서 아직도 헷갈린다. 그래서 적색 신호에는 무조건 선다”며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과 부산·인천 등 8개 시·도경찰청 관할 지역 15곳에서 우회전 신호등을 시범운영한 결과 보행자 안전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기 전에는 10.3%의 운전자만 일시정지 후 우회전했다. 그러나 설치 뒤에는 운전자 89.7%가 신호를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3개월 동안 계도기간을 거친 뒤 단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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