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NBA 실패할 거란 뒷말...내 도전이 부러워서 그러는 거라 생각해” [IS인터뷰]
이은경 2023. 1. 18. 07:37
6개월의 긴 재활을 마친 이현중(23·2m2㎝)이 지난 15일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한국 선수로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다는 꿈을 꾸는 주인공이다.
지난 13일 그는 서울 서초구의 한 사설체육관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기자들이 몰려서 놀랐다고 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이룬 게 없지만, 이현중에게 미디어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중학교 때부터 이미 한국에서는 또래의 수준을 몇 단계 뛰어넘는 기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현중은 고교 재학 중 과감하게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에서 보장된 대학 진학, 프로 진출 코스를 포기하고 NBA라는 무모해 보이는 꿈에 도전해 하나씩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한국에서 자란 엘리트 운동 선수가 학과 공부도 중시하는 미국 농구에 갑자기 뛰어들어 대학 입학에 성공하고, 적응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또 한국에서 백코트부터 프런트코트까지 전 포지션을 넘나들며 손쉽게 농구하다가 미국에서 체격도, 기술도 모두 몇 단계 위의 선수들과 부딪히는 것 역시 컴포트존을 벗어나 벽을 넘는 과정이었다.
이현중은 NBA 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모교인 데이비슨대에 진학해 지난해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농구 64강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다. 커리와 같은 포지션의 슈터 이현중에게 현지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후 이현중은 연속으로 시련을 겪었다. 2022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그리고 그 직후 6월 워크아웃(구단 입단 테스트 격인 연습경기) 도중 왼쪽 발등뼈와 인대를 다쳤다.
이현중은 “부상 순간엔 너무 아파서 아무 생각이 안 났다”고 했다. 농구공을 잡은 후 수술과 6개월의 긴 재활은 처음 겪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배운 게 더 많다고 했다.
이현중은 드래프트 탈락과 부상 등을 돌아보며 “당시에는 당연히 실망했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재활 운동을 도와주신 강성우 박사님과 함께 하면서 오히려 ‘내가 이전까지 발을 쓰는 법을 잘 몰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 쓰는 법을 다시 배운 느낌이다. 먼저 다친 덕분에 더 큰 부상을 막은 것 같다”고 웃었다.
재활 과정에서 그는 지난해 90~91㎏를 오가던 체중을 근육 증량으로 98㎏까지 늘렸다. 이 과정에서 스피드는 오히려 좋아졌다고 했다.
수술 후 3개월 정도 아예 실전을 하지 못하다가 처음 공을 잡고 게임을 했던 순간도 떠올렸다. 이현중은 “절뚝이면서 슛만 쏘는데도 너무 재미있더라. 내가 농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깨달았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드러난 이현중의 속내와 말투는 모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단단했다. 그는 부상 트라우마를 없애기 위해 첫 재활훈련 때 부상 순간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갔다고 했다.
이현중에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한국 선수는 NBA에 가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고 하자 “그런 평가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꿈에 도전하는 게 부러워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나를 더 자극시켜준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국인 중 유일하게 NBA에 진출했던 선수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 46순위로 포틀랜드트레일블레이저스에 선발됐던 하승진이다. 삼일상고 졸업생인 하승진은 19세의 나이에 키 2m21㎝라는 가능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NBA 무대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4년 만에 한국프로농구로 유턴했다.
이현중이 꿈꾸는 길은 이와 다르다. 이미 언어와 문화 등 미국 적응을 마쳤고, G리그(NBA 하부리그)를 거쳐 NBA 무대 진출을 노리고 있다. 수많은 선수들이 드래프트 낙방 후에도 G리그에서 뛰면서 NBA 팀과의 단기 계약에 도전하는 등 끊임 없이 두드리며 길을 찾는다. 2022~23시즌 NBA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는 일본 출신 와타나베 유타(브루클린 네츠)도 비슷한 길을 거쳤다.
이현중은 와타나베의 경기를 보고 있다면서 “리스펙(존경)한다. 와타나베 과거 영상을 보면 상대에게 인유어페이스를 당하는 장면도 많다. 저렇게 포기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덤벼들어야 배우고 발전하는구나 생각했다. 자극을 많이 받았고,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워크아웃 때도 그랬지만 경기에 나가면 늘 내가 최고의 슈터라고 생각하면서 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게 슛이고, 일단 슛이 잘 들어가야 경기가 풀린다. 워크아웃 때 조던 풀(골든스테이트)의 트레이너가 나에게 ‘여기에서 네가 최고의 슈터다’라고 칭찬해 주더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현중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를 다시 만난다. 완쾌했다는 확인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NBA 도전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실패해서 넘어져도 좀비처럼 일어나겠다. 그리고 다시 이현중으로 뛰다가 또 넘어지면…. 그땐 또 좀비처럼 일어나겠다”고 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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