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을 외쳤지만…석탄 수입 '활활'

오현길 2023. 1. 18. 0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탈석탄'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가 지난해 석탄 수입에 쓴 돈은 역대 최고치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자 값싸고 손쉽게 대체할 수 있는 연료인 석탄에 수요가 몰린 탓이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현황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 석탄 수입액은 259억1500만달러, 한화로 약 32조원에 육박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시아 제재로 천연가스의 공급이 부족해지자 대체 연료로 석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우전쟁 이후 천연가스 대체 연료 주목
"석탄 수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탈석탄'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가 지난해 석탄 수입에 쓴 돈은 역대 최고치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자 값싸고 손쉽게 대체할 수 있는 연료인 석탄에 수요가 몰린 탓이다. 고물가가 겹치면서 석탄 가격도 크게 뛰었다.

정부는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 비중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향후 세계적으로 석탄 수요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현황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 석탄 수입액은 259억1500만달러, 한화로 약 32조원에 육박한다. 12월 수입액은 아직 집계전이지만, 이미 전년도 145억3400만달러 대비 무려 78%나 증가했다. 석탄 수입액이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 2011년 역대 석탄 수입액 최고치 기록인 18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석탄의 총 수입량은 1억1434만t으로 전년 동기 1억1513만t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입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뛴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시아 제재로 천연가스의 공급이 부족해지자 대체 연료로 석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많은 국가들이 석탄을 대부분 전력소비용(화력발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세계적으로 석탄 화력발전 비중이 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2021년 세계 석탄 발전량이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전력 사용량 자체가 증가한 탓도 있다. 하지만 석탄 발전량의 증가율은 전체 전력량의 증가율(5.6%) 보다 2.9%포인트 높다. 그만큼 석탄 발전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해 세계 석탄 사용량이 80억t을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IEA는 "청정 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더 강력한 노력이 없다면 세계 석탄 소비는 향후 몇 년 간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석탄은 세계 에너지 시스템에서 최대의 단일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세계 석탄 사용량 급증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함께 유럽 가뭄으로 수력발전 급감,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 원인들이 일시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특성이나 향후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을 보면 석탄 수요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석탄이 활용하기 쉬운 에너지원이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새로운 가스전을 개발해야 하고 원자력발전은 새로운 시설투자를 해야 발전량을 늘릴 수 있는 반면에 석탄은 현재 가동 중인 화력 발전소에 더 많이 태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