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쌍방울 200억 CB 발행-李 변호사비 대납 ‘연결고리’ 찾기

임주언 2023. 1. 18.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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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전환사채(CB) 유통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가 대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결정서에 이런 평가를 담았다.

쌍방울이 CB 유통 및 세탁을 통해 조성한 자금 중 20억여원을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변호사비로 내줬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검찰은 CB 발행·매입 과정부터 시작해 쌍방울 의혹 전반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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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유통 때 불법비자금 조성 의심
쌍방울 전 임원 “金-李 가까운 사이”
金, 특수통 변호사 선임 대응나서
8개월간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두 손이 포박된 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계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부인한 뒤 수원지검으로 압송됐다. 권현구 기자


“쌍방울 전환사채(CB) 유통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가 대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결정서에 이런 평가를 담았다. 선거법 공소시효 탓에 이 대표와 쌍방울 간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압송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이 물음표에 답할 당사자다. 김 전 회장은 일단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모습이지만, 검찰은 그를 상대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한 실체 확인에 나섰다.

김 전 회장을 둘러싼 쌍방울의 여러 의혹은 2018~2019년의 수상한 CB 유통 흐름에서 시작됐다. 쌍방울은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0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했는데, 검찰은 김 전 회장 관련 업체가 이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쌍방울 CB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도 연결된다. 쌍방울이 CB 유통 및 세탁을 통해 조성한 자금 중 20억여원을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변호사비로 내줬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검찰은 CB 발행·매입 과정부터 시작해 쌍방울 의혹 전반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7일 태국 현지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환사채로 무슨 비자금을 만들 수 있느냐”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수사팀은 쌍방울과 관계사 임직원 조사 등을 통해 CB 유통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지시로 허위공시가 이뤄진 정황 등을 포착한 상태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관계도 규명 대상이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관련성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김 전 회장 측근 인사가 증인으로 나와 김 전 회장과 이 대표, 이 전 부지사가 서로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대북 송금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2018~2019년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들이 중국으로 64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2억원)를 밀반출해 북한에 건네도록 한 주도자가 김 전 회장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러한 혐의로 이미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의 공소장에는 김 전 회장이 공범으로 적시됐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의혹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안 회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가까운 선배”라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체포영장에 적힌 CB 관련 횡령·배임 등 혐의를 중심으로 김 전 회장의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수사가 진척된 부분부터 신문을 진행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후 조사 범위를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대상이 방대해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특수통’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법무법인 광장 소속 유재만(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 등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매제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모씨의 국내 송환 여부도 수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자금 관리를 맡았던 김씨의 귀국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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