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 남편 따라 파일럿 됐지만… 네팔 부부의 비극

송태화 2023. 1. 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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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포카라 항공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파일럿의 남편이 17년 전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티와다의 남편도 2006년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예티항공 소속 파일럿이었다.

키티와다는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파일럿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키티와다가 부기장으로 탑승한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지난 15일 오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중부 휴양도시 서부 포카라로 향하던 중 카스키지구에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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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예티항공 파일럿이던 남편 17년 전 추락사
남편 이어 파일럿 된 아내… 같은 사고로 실종
15일(현지시간) 72명의 승객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추락한 네팔 포카라에서 구조요원들이 항공기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네팔 포카라 항공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파일럿의 남편이 17년 전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도 파일럿이었고, 항공사도 동일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예티항공 ATR-72기의 부기장인 안주 키티와다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16일 소개했다. 키티와다의 남편도 2006년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예티항공 소속 파일럿이었다.

남편의 이름은 디팍 보크렐. 그는 2006년 6월 21일 네팔 카밀라주 줌라의 국내선 전용 공항에서 예티항공의 캐나다제 프로펠러 여객기 ‘트윈 오터’의 조종간을 잡았다. 이 기종은 정원 20명의 소형 항공기다.

보크렐은 목적지 인근 상공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한 차례 실패했다. 이후 황급히 착륙 활주로를 변경하기 위해 급선회하다 실속을 일으켰고, 항공기는 추락하고 말았다. 이 사고로 보크렐을 포함해 여객기에 탑승한 승무원 3명과 승객 6명이 모두 사망했다.

키티와다는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파일럿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으로 훈련 비용을 충당하며 파일럿을 꿈꿨다. 키티와다는 남편이 사망한 지 4년 만인 2010년 예티항공에 조종사로 입사했다.

키디와다는 입사 후 12년 동안 비행시간 6400시간을 채우며 고된 파일럿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했고, 부기장 직위에도 올랐다. 키티와다와 절친했던 예티항공의 동료는 로이터통신에 “항상 임무 수행이 준비된 사람이었다”며 그를 떠올렸다.

15일(현지시간) 네팔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의 시신이 포카라 소재 병원으로 이송되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키티와다가 부기장으로 탑승한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지난 15일 오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중부 휴양도시 서부 포카라로 향하던 중 카스키지구에서 추락했다. 포카라공항을 코앞에 두고 좌우로 흔들리다 양력을 잃었다. 네팔 당국은 이 사고로 탑승자 72명 중 최소 6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예티항공은 “사고기 기장 카말 K.C는 비행시간이 2만1900시간에 달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소개했다. 키티와다도 규정에 따라 비행했으며 포카라행 비행이 처음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기장의 시신은 사고 현장에서 수습됐으나 키티와다의 생사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키티와다의 생존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예티항공 측의 설명이다. 사고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와 조종석 녹음장치, 비행기록장치 등은 현장에서 회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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