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노인’ 더 빨리 늙는다… ‘밥 친구’ 생기자 변화

서지영 2023. 1.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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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자 밥 먹기) 하는 노인이 더 빨리 노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혼밥 그룹'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으로 나눠 2년 뒤 그룹 간 이동에 따른 노쇠 정도를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은 혼밥 노인의 노쇠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영양결핍과 사회적 고립, 우울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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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혼밥’(혼자 밥 먹기) 하는 노인이 더 빨리 노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교수 송윤미 교수·임상강사 박준희)와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교수 원장원) 공동 연구진은 2016∼2017년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연구에 참여한 70~84세 노인 2072명을 대상으로 식사 유형에 따른 노쇠 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을 관찰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혼밥 그룹’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으로 나눠 2년 뒤 그룹 간 이동에 따른 노쇠 정도를 비교·분석했다. 측정 지표는 체중 감소와 근력 감소, 극도의 피로감, 보행속도 감소, 신체 활동량 감소로 총 다섯 가지다.

연구진은 각각 평균치의 하위 20%에 속하는 경우가 3건 이상일 때 ‘노쇠하다’고 판단했다. 1∼2개만 해당하면 노쇠의 전 단계, 하나도 해당하지 않으면 건강한 단계로 봤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은 연구를 시작할 당시 노쇠 단계에 해당하지 않았다.

조사에서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에서 2년 뒤 ‘혼밥 그룹’(136명)이 된 노인의 노쇠 발생 위험은 계속해서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1583명)이었던 노인에 비해 6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 그룹’은 특히 노쇠 진단의 5가지 지표 중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3배가량 증가했다. 성별로는 ‘혼밥 그룹’ 여성들에게서 극도의 피로감과 보행 속도 감소가 발생할 확률이 각각 1.6배, 2.8배 높아지는 특징이 관찰됐다.

두 차례의 조사에서 계속 ‘혼밥 그룹’이었던 노인은 체중 감소(2.39배)와 근력 감소(2.07배)가 두드러졌다.

반면 ‘혼밥 그룹’이었다가 2년 후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136명)이 된 노인의 경우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줄어드는 등 일부 노쇠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혼밥 노인의 노쇠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영양결핍과 사회적 고립, 우울감을 제시했다. 줄곧 혼자 식사하면서 생긴 우울감이 영양결핍과 고립을 불러 결국 노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등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식구(食口)라는 단어 뜻 그대로 끼니를 함께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연구”라며 “만약 함께 식사하다가 홀로 된 부모님이 계신다면 혼밥에 따른 우울감이 있는지 등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부모님이)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 국제학술지(Experimental geront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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