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썰매 끌고 홀로 1187㎞ 걷다…김영미 ‘무보급 단독’ 남극점 도달
산악인 김영미(42·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소속·사진) 대장이 한국인 최초로 ‘무보급 단독’으로 남극점 원정에 성공했다.
김영미 대장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극점 원정) 51일째인 마지막 날 27.43㎞를 걸어 오후 8시 55분에 남위 90도에 도달했다”고 남극점 도달 소식을 알렸다. 김 대장에 따르면 김 대장이 이동한 전체 누적 거리는 1186.5㎞이며 운행 중 낮의 기온은 영하 31도였다.
김 대장은 “많이 추웠지만 좋은 사람들, 따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걸었다”며 “응원해주신 덕분에 열 손가락, 열 발가락 짝 맞춰서 데려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 대장은 “오늘 약 20㎞를 걷는 것도 동상이 염려되어 어제 잠들기 전까지 내내 걱정했다. 어떻게 1000㎞를 넘게 무거운 썰매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춥고 바람 불던 날들, 흐리고 배고프던 시간이 버거웠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면 맑고 따뜻한 날이 훨씬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영미 대장은 한국 여성 산악계의 대표 주자다. 2004년 남극 대륙 빈슨 매시프를 시작으로 2008년 에베레스트까지 7대륙 최고봉을 완등했다. 2017년에는 바이칼 호수 700여 ㎞를 단독 종단하기도 했다. 김 대장은 출국 전 KBS와의 인터뷰에서 “남극을 세상에서 가장 큰 하얀 캔버스라고 하는데, 거기에 두 발과 온몸으로 그리는 그림 하나를 완성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장은 남극점 원정을 위해 지난해 11월 9일 출국했다. 11월 27일 남극 대륙 서쪽 허큘리스 인렛에서 출발해 총 51일간 혼자서 약 100㎏ 무게의 썰매를 끌고 남극점까지 이동했다. 출발하기 전 원정 계획은 약 45일이었으나 6일이 늘어났다. 그런데도 그는 장비와 식량 등을 일절 지원받지 않았다.
2004년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팀을 꾸려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오른 적이 있지만, ‘단독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도달한 한국인은 김영미 대장이 처음이다. 김 대장은 아시아 여성 최초 기록도 세웠다. 김영미 대장의 남극점 단독 원정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개될 예정이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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