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과 전쟁’ 김영훈, 새 변협회장 당선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새 회장에 김영훈(59·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서울 배문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뒤 수원지방법원 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떠나 200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김 당선인은 47대 변협 집행부에서 사무총장을, 현 집행부에서 부협회장을 각각 지냈다. 지난해엔 국가·지자체 등에 속한 변호사 모임인 국·공선변호사회 설립을 주도했다. 특히 법률 중개 플랫폼 ‘로톡’에 대항해 변협이 만든 공공 플랫폼 ‘나의 변호사’ 운영을 맡았다. 현 집행부는 로톡에 대해 가입 회원 변호사 징계를 시도하는 등 강경 대응해 왔다.
이런 기조를 잇듯 김 당선인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로톡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당선인은 “외부 자본의 법률시장 침탈을 막아야 하는 게 법률 시장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설 플랫폼의 퇴출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 회원과 관련해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결론이 내려졌다”며 징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3, 16일 치러진 사전·본 투표에서 전체 1만137표 중 3909표를 얻어(38.5%) 차기 협회장으로 당선됐다. 2위인 안병희(61·군법무관시험 7회) 변호사(3774표, 득표율 36.56%)와의 표 차이는 135표로 크지 않았다. 3위 박종흔(57·연수원 31기) 변호사는 2454표(24.2%)로 집계됐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 간 고소·고발전이 벌어지는 등 “역대 변협 회장 선거 중 역대급으로 과열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김 당선인의 임기는 다음 달 27일 정기총회 취임식부터 2년이다. 대한변협 회장은 법조계 고위직 후보추천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가한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대법원장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헌법재판관 등의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김 당선인은 최근 논란이 된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 문제는 “법조인이 사적 이해관계보다는 국민 권익에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게 경계해야 한다”며 “제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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