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파트 분양 규제 완화 통할까? 이문·휘경·대조 눈길 ‘확’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수도권 전 지역이 부동산 규제지역과 분양가상한제에서 해제되면서 찬바람 불던 분양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실거주 의무와 전매 제한, 분양가 12억원 초과 주택 대상 중도금 대출 제한 등 예비 청약자를 망설이게 했던 규제가 대거 풀리자 분양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반면 전국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올해 일반분양을 앞둔 단지들을 두고 시장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인 민영 아파트는 전국 303개 단지 25만8003가구다. 계획 물량 기준으로 2014년 20만5327가구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41만6142가구)와 비교하면 38%나 줄었다. 권역별로 서울·수도권에서 11만668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에서 2만7781가구, 경기 7만521가구, 인천 1만8380가구가 계획돼 있다. 지방에서는 14만1321가구가 공급된다. 부산이 2만7661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대구 1만5435가구, 경남 1만4656가구, 충남 1만4442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분양 물량이 쪼그라든 이유는 최근 미분양이 급증하고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청약 시장 인기가 저조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8027가구로 전월보다 22.9% 급증했다.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1만가구 이상 증가한 것은 6년 11개월 만이다. 미분양 물량은 국토교통부가 판단하는 위험 수준(6만2000가구)에 근접했다. 지난해 전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8.5 대 1)도 2014년(6.7 대 1)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분양 단지들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최근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중도금 대출 제한 등 청약 관련 규제가 대거 완화된 덕분이다.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과 경기도 4개 지역(과천·성남 분당·수정구·하남·광명)이 1월 5일 0시부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분양가상한제에서 해제됐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 중에는 이번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지역 물량은 물론 서울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들도 포함돼 있어 시장 관심이 쏠린다.
강남은 신반포15·잠실진주 알짜 단지
강북권에서는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의 남은 사업지들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르면 2월 분양 채비를 하는 ‘휘경자이디센시아(1806가구)’는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4개동, 전용 39~84㎡ 1806가구 가운데 일반분양은 719가구로 예정됐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철 1호선 외대앞역 역세권에 휘경초가 가깝다.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는 지난해 12월 조합원 동호수 추첨을 완료했다. 이후 관리처분인가 등 절차를 마치고 올 3~4월 일반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하 5층~최고 27층, 39개동, 전용 52~114㎡ 총 3069가구 가운데 920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분양가는 3.3㎡당 2800만~3000만원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와 84㎡ 물량은 5층 이하 저층 물량만 나온다. 이문3구역을 3-1구역, 3-2구역으로 나눠 재개발하는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단지명 변경 예정)’는 상반기 입주자를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 물량으로는 1641가구가 배정됐다. 조합원 분양은 이미 마친 상태다. 새 단지명은 지어지지 않았지만 ‘이문+HDC현대산업개발의 새로운 브랜드+자이’가 될 전망이다. 이문1·3구역은 1호선 외대앞역에서 내리자마자 만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단지와 맞닿아 있는 한국외대를 비롯, 경희대와도 인접해 있어 전월세 수요도 많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간 신규 분양이 많지 않던 은평구에서는 대조동 ‘힐스테이트메디알레(2541가구)’와 역촌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752가구)’ 소식을 기다려봄직하다.
대조1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메디알레는 2451가구 중 483가구를 5월 일반분양할 가능성이 높다. 이 단지는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과 연신내역, 6호선 역촌역과 구산역이 모두 가까운 게 장점이다. 내년부터 순차 개통할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은 연신내역을 지난다.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역촌1구역 재개발) 역시 6호선 응암역이 가까워 연신내역 GTX A노선을 이용하기 좋은 입지다. 경전철 서부선(2028년 예정)이 지날 새절역도 가까워 여의도 등 서울 중심업무지구로 출퇴근하기 편리해질 전망이다. 지하 3층~지상 20층, 8개 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규제지역으로 남은 강남 3구에서도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청담삼익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청담르엘’이 이르면 상반기에 나온다. 총 1261가구 중 176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 청담역도 걸어서 8분 거리에 있는 등 주거 교통 환경이 우수하다는 평이다. 도곡삼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레벤투스’도 올해 일반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8층, 4개동, 308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133가구가 일반분양 몫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분양하려다 미뤄진 대치구마을3지구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하 3층~지상 16층, 282가구 규모로 이 중 7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먼저 분양을 마친 구마을1지구(대치푸르지오써밋, 489가구)와 2지구(대치르엘, 273가구)를 합하면 약 1000가구의 신축 주거지가 형성되는 셈이다.
6월 전후 서초구 방배6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원페를라는 총 1097가구 가운데 49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서리풀공원, 국립현충원 등과 가까운 이 단지는 4·7호선 이수역, 7호선 내방역과도 가까워 주거 환경이 좋은 편이다.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래미안원펜타스’도 하반기 초에 나온다. 전체 641가구 가운데 일반분양은 292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도 연내 분양 예정이다.
송파구 신천동에서는 잠실진주를 재건축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를 주목할 만하다. 2021년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착공했다 문화재가 발굴돼 잠시 공사가 중단됐던 단지다. 지금은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고 전용 43~84㎡ 578가구를 내놓을 전망이다. 8호선 몽촌토성역과 2호선 잠실역이 가깝다.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를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은 7월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296가구다. 위례신도시와 인접해 인근 상권을 이용할 수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3·설합본호 (2023.01.18~2023.01.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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