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스텝 꼬인 사이…김기현 충청권, 안철수 서울 공략

윤지원 2023. 1. 1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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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전 의원이 ‘윤핵관’을 직격하면서도 동시에 ‘친윤’ 주자를 자처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반윤' 이미지를 지우는 데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내린 결정"이라면서도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내년 총선 승리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 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이날 오후에 대구 동화사를 찾아 의현스님과의 차담에서 “우리 당의 분열과 불신의 벽을 허물고 서로 화합하는 당을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운융성과 어려운 나라를 바로 세우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나 전 의원은 “죽었다 깨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의 이같은 전략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이 “(나 전 의원 부위원장)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문으로 인해 머쓱하게 됐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도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나경원 전 의원에게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맹공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측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7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김기현에게 묻고 답하다' 강연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웃음으로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 참석해 청년층 및 지방 표심 확장 행보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전날 “김·장 연대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날도 백석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구성원 모두와 연대하고 통합하고 함께하는 탕평을 펼치는 연포탕을 끓여 한 길로 나아가도록 리더쉽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나 전 의원과 윤핵관의 싸움에 후보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며 “포용 전략을 펴며 김 의원만의 차별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충남 천안 병 당협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일 잘하고 당과 호흡 잘 맞춰 일을 해결해야 하는데, (당 지도부에) 대통령 얼굴은 온데간데 없으면 그것은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시장과 정책간담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의원은 이날도 수도권 대표론을 앞세웠다.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책간담회를 가진 직후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도권”이라며 “정말로 수도권에서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시민들이, 당원들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 시장은 김 의원(15일)과 나 전 의원(16일) 등 다른 당권 주자들과 식사를 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다른 분들은 친소관계에 의한 만남이었다면, 저는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며 “그런 점이 다른 후보들과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사실 공동 시정의 파트너로서 시작하지 않았나”며 “여러 가지 정책 현안들, 특히 청년들의 삶과 주거, 직업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고 인수위원회에서 만든 국정과제들이 각 지자체와 어떻게 잘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화의) 주 테마였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경쟁자였던 안 의원과 오 시장이 단일화 과정에서 ‘서울시 공동 경영’을 약속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 시장을 만난 데 이어, 서울시 강남 병 당협 당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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