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봉쇄 직격탄…지난해 성장률 3.0%, 인구도 줄었다

권지혜 2023. 1. 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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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목표치 5.5% 안팎에 크게 못 미쳐
출생률 떨어지고 코로나 사망 급증한 듯
세계 인구 1위 자리 인도에 내줄 것으로 예상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거리에 17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2022년 말 인구가 14억1175만명으로 전년 대비 85만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인구가 마오쩌둥이 주도한 대약진운동으로 수천만 명이 아사한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2022년 말 기준 31개 성·자치구·직할시 거주 인구가 14억1175만명으로 전년 대비 85만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출생자는 956만명, 사망자는 1041만명으로 인구 자연 증가율은 –0.6%였다. 출생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세계 인구 1위 자리도 인도에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은 지난해 인구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인도가 세계 인구 1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21조207억 위안(2경2143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2020년(2.2%)보다는 높지만 정부가 발표한 목표치인 5.5% 안팎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목표치 반토막 난 中 경제, 코로나 여파로 생산·소비 모두 부진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0%에 그친 건 3년 가까이 지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고강도 봉쇄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에 밀려 뒤늦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경기 반등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4.8%, 0.4%, 3.9%, 2.9%로 집계됐다. 연간 3.0% 성장은 문화대혁명으로 사회가 혼란했던 1976년 성장률이 –1.6%로 떨어진 이래 코로나가 처음 확산한 2020년의 2.2% 다음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중국은 대약진운동으로 대기근이 덮쳤던 1960년대 4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있다.

중국 정부는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그해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한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해 5.5% 안팎을 제시하면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2022년에는 전반적으로 코로나 방역과 경제 사회 발전을 효과적으로 총괄 조정해 경제 총량을 확대하고 발전의 질을 높였다”며 “동시에 국제 정세는 여전히 복잡하고 엄중하며 국내 수요 위축, 공급 충격, 기대치 약세 전환의 3중 압박이 여전히 커 경제 회복의 기초가 견고하지 않다는 점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해제한 지난달 산업 생산은 1.3% 늘었지만 소매 판매는 1.8% 하락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상하이가 전면 봉쇄됐던 지난해 5월 –6.7%로 떨어진 뒤 6월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10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동산 개발 투자액도 13조289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0.0%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는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은 시진핑 집권 3기 첫해인 올해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된 정책은 내수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0%대로 예상된다. 랴오췬 인민대 충양경제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올해 주된 이슈는 경제가 얼마나 강하게 반등할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지 여부”라며 “리오프닝 이후 일상을 회복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린다면 경제 성장에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고 외국 투자자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어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선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세계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본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경영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10~11월 105개국 CEO 441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이같이 답했다며 12년 만에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中, 61년 만에 처음 인구도 줄었다

중국은 인구 감소라는 난제에 직면했다. 막대한 인구로 내수 경제를 떠받쳐온 중국에서 출생률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건 경제에 큰 위협이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만큼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2021년 말 14억1260만명에서 지난해 말 14억1175만명으로 85만명 줄었다. 지난해 새로 태어난 사람은 956만명, 사망자는 1041만명으로 집계됐다.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출생률은 6.77%로 인구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49년 이후 가장 낮았다.

10년 전 전체 인구의 약 70%를 차지했던 16~59세 노동연령 인구는 지난해 8억7556만명으로 그 비중이 62.0%로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2억8004만명으로 19.8%, 65세 이상은 2억978만명으로 14.9%까지 늘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은 높은 노동 인구가 이끌었는데 앞으로 노동력과 소비력이 줄고 연금 체계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의 인구 증가세는 2016년부터 눈에 띄게 둔화하기 시작했다. 취업은 어렵고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는 급증하면서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2021년 초혼자 수는 1157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70만8000명(6.1%) 줄었다. 초혼자가 12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인구 감소는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했고 이는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중국 경제가 규모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잡는 일이 힘겨울 수 있고 올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 지위를 인도에 뺏길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2022년 사망자는 2021년(1014만명)보다 27만명 늘었다. 상당수는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난달 7일 백지 시위 발생 열흘 만에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하면서 위드 코로나로 본격적으로 전환했다. 중국 당국은 그 이후 지난 12일까지 약 한 달간 병원 내 코로나 감염 관련 사망자가 5만9938명이라고 발표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됐던 2021년 하루 평균 사망자가 2만7780명인데 코로나가 휩쓴 한 달간 사망자가 약 6만명이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영국 의료데이터 분석 업체 에어피니티는 해당 기간 중국 내 사망자가 58만4000명이라고 추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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